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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환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인간으로 존재”
“나는 환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인간으로 존재”
  • 김재호
  • 승인 2022.04.0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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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인간실존’ 한국철학회 학술대회
여인석 연세대 교수, 환자에 대한 새로운 통찰 제시

“나는 환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인간으로 존재한다.” 여인석 연세대 교수(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는 지난달 26일 열린 2022 한국철학회 정기학술대회 ‘팬데믹과 인간실존–철학적 통찰과 학제적 대응’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인석 연세대 교수(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는 생물학적, 실존적, 사회적 환자되기를 설명했다. 사진=연세대 의과대학

여 교수는 「팬데믹 시대의 환자되기」 발표를 통해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환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라며 “이제는 의학의 대상으로서의 환자도, 고객으로서의 환자도 아닌 인간의 보편적 존재 방식으로서 환자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학이 발전할수록 환자의 소외는 더욱 강화된다”라며 “자신의 몸에 대한 개인의 자율권과 주도권은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한국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발표문은 강철 서울시립대 객원교수(철학과)의 「팬데믹 위기의 극복을 위한 철학, 니체」이다. 강 객원교수는 니체의 ‘개인’ 개념을 살펴보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개인이란 관념은 계보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을 약속을 지키는 동물로 훈육하기 위해서 인간에게 가했던 고문과 형벌의 오랜역사가 만들어낸 최종적인 열매라는 것이다.” 개인을 상정하는 순간 코로나19 환자들은 확진의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 비난과 처벌을 개인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과연 팬데믹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인지는 의문이 든다. 그는 이 사태를 “생물학적 연대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현 코로나19는 ‘공동의 재난’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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