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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대 총장 공석 2년 3개월…교육부를 한탄한다
공주교대 총장 공석 2년 3개월…교육부를 한탄한다
  • 한명숙
  • 승인 2022.03.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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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한명숙 공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한명숙 공주교대 교수

공주교대는 그럴 수밖에 없다. 총장 공석 상황이 2년 하고도 석 달이다. 어찌 한탄이 나오지 않겠는가! 

국립대학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가 의아하지만, 가능하다. 교육부가 2020년 1월 5일 자, 총장 후보자를 임용제청 하지 않는 권한을 휘두르고도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책임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 교육부 장관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총장 선거 당선자를 임용 제청하지 않는 권한을 휘둘러 공주교대 총장 공석 사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발한 공주교대 내우외환의 세월을 말하기엔 필설이 모자란다.

대학 안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이 이념의 논리에 빠져 서로를 갈라 쳤듯, 구성원들은 진영 논리에 혼란스럽다. 이 후보자가 더 나쁘니, 저 후보자가 더 나쁘니 하며 국론이 분열되었듯, 3심에서 패한 총장임용 후보자가 나쁘니, 독선의 직무대리가 더 나쁘니 하며 이견이 맞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어도 국론이 화합하지 못하듯, 공주교대도 47.8:48.7의 시간을 헤매는 걸까.

외부와의 갈등은 교육부에 대한 저항과 대립으로 팽팽하다. 교육부는 승소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총장 후보자는 이를 거부한다. 정부가 북한이나 일본에 대화를 제안하듯, 교육부는 공주교대를 방문하고, 총장추천위원회 위원장 간담회나 총장추천위원과의 간담회를 제안하지만, 그뿐이다. 총장추천위원회가 나서서 교육부에 저항하는 모양새다. 외교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이 엇갈리듯, 공주교대 구성원의 의견도 갈라진다. 대학본부는 전전긍긍하니, 외환까지 겹쳐 혼란의 도가니탕 같다. 

교육부는 최종심 승소에 취했다가 수렁에 빠진 듯 무기력하다. 조만간 세워질 새 정부의 교육부 장관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타협의 도마 위에 오른다. 교육부는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나 보다. 책임지지 못할 바에 저지르지 말아야 하고, 저지른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하거늘, 책임 없이 권한만 휘두른 꼴이 되었다. 무책임한 판단을 바꾸지도 못한다. 저항에 대한 설득도, 그로부터 발생한 혼란의 해결도 하지 못한다. 대안조차 없는 모양새다.

차기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나? 차기 정권의 새 교육부 장관은 현 교육부 장관이 하지 않은 후보자를 임용제청 할 수 있을까? 총장임용은 행정 행위이고, 사법부는 교육부의 행정 행위가 옳다고 판시했다. 교육부의 판단은 몰라도, 사법부의 판결은 최후의 보루가 아닌가. 『법의 정신』(몽테스키외, 1748)이 삼권분립 국가의 기틀이니, 사법부의 판단에 이성과 지성이 담겼다고 믿어야 하는 법치 국가에서, 새 정부가 이를 뒤집어 주기 바라는 민심도 존재한다.

공주교대 총장 후보자의 저항은 결과가 어떻든, 교육부에 행한 ‘참교육’으로 남겨질 것이다. 교육부의 맵찬 경험이다. 앞으로는 차기 정권도 차차기 정부도 국립대학 총장임용 제청 거부라는 권한을 쉽사리 휘두르지 못할 것이다. 총장 선거의 민주와 자율이 엄중하다는 학습 효과를 거두었으리니…. 새 정부가 유능하다면 국립대학 총장임용 제도를 보완할 것이다.

한명숙 공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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