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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 최승우
  • 승인 2022.03.2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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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복 지음 | 삼인 | 495쪽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산증인 이창복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는 그가 고향인 원주에서 지역사회운동을 시작해 이후 노동운동·민주화운동·통일운동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전 과정을 돌아보며 기록한 회고록이다.

이 회고록에는 1938년생인 이창복이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아이’로 경험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십 대부터 마음의 스승으로 삼아온 장일순 선생, 함석헌 선생, 이후 지학순 주교과의 인연, 가출청소년들과 다리 밑에서 함께한 5년간의 공동생활기는 물론, 1970년대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몸담았던 가톨릭노동청년회(JOC), 1980년대의 민통련(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전민련(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1990년대의 전국연합(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등 재야운동단체에서의 생생한 활동사가 담겼다.

또한 그가 2000년 제16대 원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현실정치에서 활약하던 시기도 포함되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는 이렇듯 해방 즈음에서부터, 대한민국 역사의 한 줄 한 줄이 쓰이던 격동의 그 시간, 그 공간을 두려움 없이 살아낸 한 인물이 자기 삶을 돌아보는 회고록인 동시에, 지난 80여 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 역사를 조목조목 풀어내는 연대기이다. 저자 이창복의 인생을 바꾼 크고 작은 만남과 사건들이 나아가 우리 역사에 변화의 물꼬를 튼 감동적인 국면들을 짚어보면서 독자들은 역사라는 거대한 강물을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가질 것이다.

네 차례의 옥살이 기간을 비롯해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도 돌보지 못했던 평생을 물심양면으로 살펴준 아내와 어머니, ‘옳은 일은 끝까지 주장하라’는 말로 힘을 주었던 아버지, 수많은 어려운 위기를 함께했던 동지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가슴 저리게 떠올리며 펴낸 이 회고록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낸 한 사람의 눈으로 이 나라의 미래를 그려보도록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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