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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2등은 없다
연구에 2등은 없다
  • 박재근 교수
  • 승인 2005.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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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

 

박재근 (한양대·전자통신컴퓨터공학)

 

▲앞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용현, 이진서, 김태현, 이수환, 신동원, 김성준, 나인철, 박재근 교수, 우성하, 서성호, 이창규 ©

15년 근무하던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한양대 교수로 부임할 당시 나는 크고 작은 많은 꿈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우리의 연구실이 최고가 되고,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자기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었다.

 
이런 작지 않은 꿈이 해를 거듭 할수록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2002년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선정에 이어, 2004년 본인이 ‘비휘발성 차세대 메모리 소자 개발 사업단장’ 이라는 중책을 맡아 과제를 수행하게 된 것도 연구실 위상이 높아져가고 있는 방증이라고 본다. 이러한 결과들은 연구실에서 나를 보좌하여 연구하는 연구조교수님들과 석·박사과정 그리고 연구원들이 한마음이 된 덕택이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들과 어려움에 부딪혔지만, 나의 의지와 나를 믿고 묵묵히 따라와 주는 연구실 가족이 있었기에 이런 날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2005년 10월에 수상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도 우리 연구실 모두가 잘해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연구실 가족에게 늘 감사를 한다.

나는 우리 연구실원들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에 열정을 가지고 하라”,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서 1등 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 중 특히 “연구에 2등은 없다”라는 말을 강조한다.

“연구에는 2등은 없다.” 이 말은 누구나 다 이해 할 수 있을 것이고, 현대의 흐름 역시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는 분위기인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산업에서도 그렇겠지만, 내가 연구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더욱 그러하다. 최근 이공계 분야에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연구의 성과를 가지고 그 대학과 연구실 그리고 교수를 평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등이 설자리는 더 이상 없다.

12개월 마다 새로운 반도체 기술이 개발될 정도로 급변하는 반도체 소자 및 소재 분야를 연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이 2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이룰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2년이란 시간이 길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교수의 입장에서는 석사과정 학생들이 1년차엔 어느 정도 일을 배우고 익히고, 학생 스스로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2년차가 되면 어느새 졸업이다.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그렇다고 석사과정이 짧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연구의 연속성과 기술의 축적이 되지 않는 문제점을 없애고 지속적인 연구로 우수한  기술을 쌓아 가기 위하여, 나는 연구조교수와 연구원을 두고 있다. 물론 연구조교수와 연구원들의 인건비가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실 규모가 커지고, 연구 분야가 다양화 되어 대학원생으로만 연구실을 꾸려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하루 24시간을 개인적인 시간 없이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이다. 내가 항상 시간에 쫓기다 보니 대학원생들의 개인적인 부분까지 챙기지는 못한다.

이러한 부분을 연구교수님들이 상당부분 해결해 준다. 그래서 대학원생들도 이런 연구교수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으며 경험 많고 지식이 풍부한 연구교수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중요 프로젝트에는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연구원을 투입하여, 대학원생이 졸업하더라도, 연구의 연속성이 유지되게 되는 것이다. 연구교수 및 연구원 제도는 나의 연구실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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