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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신념을 소유할까, 신념이 당신을 지배할까
당신이 신념을 소유할까, 신념이 당신을 지배할까
  • 유무수
  • 승인 2022.03.1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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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우리 편 편향』 키스 E. 스타노비치 지음 | 김홍옥 옮김 | 바다출판사 | 382쪽

인간은 우리 편 사상이 복제·확산되길 원해
신념은 고유한 수명 갖고 독립적으로 존재

정치적 입장이나 서 있는 위치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때 ‘우리 편 편향’이 작동했다고 말할 수 있다.

경찰이 시위대에게 해산명령을 내리는 시위영상 자료를 피험자들이 시청했다. 낙태병원 앞에서 낙태에 반대하는 시위라는 설명을 했을 때 보수적인 피험자는 70퍼센트, 자유주의적인 피험자는 28퍼센트가 경찰의 해산명령을 비판했다. 그러나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반대하는 시위였다고 설명했을 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보수적인 피험자는 16퍼센트, 자유주의적인 피험자는 76퍼센트가 경찰의 해산명령을 비판했다. 

 

정서적 헌신과 자아몰두에 의해 우리 편으로 편향되면 인간은 거의 예외없이 오직 우리 편의 사상이 복제되고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호의를 품은 가설에 유리할 법한 방식으로 증거를 찾고 해석할 때 드러나는 우리 편 편향에서 지식인들도 자유롭지 않다.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의 ‘밈(meme)’ 이론을 적용하여 우리 편 편향의 함의를 설명한다. 유전자가 오직 유전자의 복제를 지향하듯이 당신이 신념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신념이 당신을 소유했고, 그 신념이 당신의 이익과 무관하게 확대 재생산을 향해 나아가려는 특성을 지녔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키데스는 『지중해의 성자 다스칼로스』에서 모든 느낌이나 생각은 염체(念體: 생각이 만들어낸 존재)라고 말했다. 다스칼로스에 의하면 살아가는 방식이 염체의 형태와 질을 결정하며, 결정화된 염체는 마치 행동하는 복제자처럼 고유한 수명을 지니고 독립적 존재를 영위한다. 

스타노비치는 자신의 신념을 의심하고, 당파적 부족주의를 경계하고, 원칙을 세우고 확신을 피하고, 관점을 바꿔보기를 제안했다. 어떤 염체에 휘둘리고 있으며 어떤 신념에 종속되어 있는가를 성찰하고 사실과 진실을 공정하게 수렴시킬 수 있는 비판적 이성의 힘을 기르자는 뜻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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