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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서평을 찾아서... 창간 1주년 ‘서울리뷰오브북스’
좋은 책·서평을 찾아서... 창간 1주년 ‘서울리뷰오브북스’
  • 김재호
  • 승인 2022.03.07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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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특집 주제 ‘빅 북, 빅 이슈’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올해 3월 5일, 창간 1주년을 맞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다. 그 뒤에 서평을 내부에서 돌려가며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런 비판을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2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5호의 특집 주제는 ‘빅 북, 빅 이슈’이다. ‘벽돌책’이라 불리는 빅북에는 물리적으로 두꺼운 책,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저자와 그들의 대표적 저작들, 현대를 비롯한 각 시대의 정신과 사회적 요구를 가로지르는 책 등이 들어간다. 이번 호 책임 편집을 맡은 강예린 서울대 교수(건축학과)는 건축과 책을 연결 짓는다. 레이아웃을 통해 “내용물의 가상 공간을 만드는 점”, (글을) “짓고” (건물을) “짓”는다는 점 등은 건축과 책의 세계가 통하는 점들이다. 그는 벽돌책에 대해서도 “두께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질리는 책”, “세상을 향해 묵직하게 던질 수 있는 발언과 이슈”가 있는 책으로 정의 내린다. 

아울러, 특집 리뷰에는 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사학과)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스테디셀러 『총, 균, 쇠』의 서평을 썼다. 그는 세계 불평등의 진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여건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김두얼 명지대 교수(경제학과)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었다. 피케티의 학계에서의 “입지와 학문적 배경을 충실히 살피면서” 대가의 저작을 비판적으로 독해하길 권한다. 

권보드래 고려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주거·건축·정책의 역사”를 담은 박철수의 『한국주택 유전자』를 훑는다. 개인 및 공동체적 주거의 역사와 교차하며, “내가 살고 싶은 집”의 그림이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찾아 나선다.

이두갑 서울대 대학원 과학학과 교수는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와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를 리뷰한다. “기후 위기의 구조적 배경과 재난의 일상성”의 극복을 아프리카의 빈자와 작가-활동가들의 실천적·대안적 활동에서 찾는다.

홍성욱 서울대 대학원 과학학과 교수는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지금 다시 계몽』를 비평한다. 2천여 쪽이 넘는 두 책에서 “세상이 좋아졌다”는 핑커의 주장과 이에 대한 여러 근거의 허점을 지적한다. 

박정일 숙명여대 교수(기초교양대학)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리뷰한다.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연구자로” 10년을 걸어 온 철학자의 깊은 시선으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관과 태도를 짚는다.

한편, 이정호 작가의 신비롭고 묵직한 그림이 <서울리뷰오브북스> 5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그는 월드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에서 2016년에 최고영예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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