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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소독제 호흡기 독성 재확인, 용법, 용량 반드시 지켜야 폐 질환 예방할 수 있다”
“살균‧소독제 호흡기 독성 재확인, 용법, 용량 반드시 지켜야 폐 질환 예방할 수 있다”
  • 방완재
  • 승인 2022.03.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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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박은정 교수 연구성과, 온라인판 게재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가 4가 암모늄계열 중 가장 대표적 물질인 염화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의 반복적 호흡기 노출이 폐 염증과 폐 조직의 손상, 라멜라 구조체의 형성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IF=4.219)의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사진은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마우스의 폐에서 라멜라 구조체의 형성(오른쪽 위)과 함께 세포내 구조체가 공포(vacuoles)안으로 들어간 모습(왼쪽 아래), 소포체가 공포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아래 오른쪽)을 확인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가 4가 암모늄계열 중 가장 대표적 물질인 염화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의 반복적 호흡기 노출이 폐 염증과 폐 조직의 손상, 라멜라 구조체의 형성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IF=4.219)의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사진은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마우스의 폐에서 라멜라 구조체의 형성(오른쪽 위)과 함께 세포내 구조체가 공포(vacuoles)안으로 들어간 모습(왼쪽 아래), 소포체가 공포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아래 오른쪽)을 확인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는 환경 중 유해물질의 호흡기 노출에 따른 폐 질환 발생 가능성 관련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2월 22일에는 4가 암모늄계열 살균‧소독제 중 가장 대표적인 물질인 염화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의 반복적인 호흡기 노출이 폐 염증과 폐 조직의 손상, 라멜라 구조체의 형성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IF=4.219)의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박 교수의 2020년과 2021년 연구의 연장선에서 살균·소독제의 위험성을 재확인한 연구이다. 염화벤잘코늄이 폐 건강을 손상시키는 과정과 함께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허용 가능한 최대 노출량을 제시하고자 했다. 지난 선행연구에서는 라멜라 구조체의 폐 섬유증 바이오 마커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생활용품과 의약용품으로 광범위 활용되는 염화벤잘코늄의 호흡기 독성 기전 연구
염화벤잘코늄은 손 소독제, 코 세정제, 점안제, 방부제, 보존제, 항균 티슈, 바닥 청소제 등의 생활용품과 수술용 도구 소독제, 피부질환 치료제 등 의약용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살균·소독 성분이다. 일부 가습기 살균제 제품과 항공방제용 소독제 등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습기 살균제 이후에도 그 호흡기 독성에 관한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됐지만, 그 기전이 명확하지 않았다. 박 교수가 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기술표준원의 지원과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 강정원 교수의 도움으로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박 교수의 지난 2년간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2020년에는 ‘살균·소독제의 호흡기 노출이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2021년에는 ‘섬유성 병변의 예측 마커로서 세포 내 라멜라 구조체 동정’ 연구를 수행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살균·소독제에 사용되는 7종의 성분을 사람의 기관지 상피세포주에 노출해 각 성분의 LD50(Lethal Dose 50, 특정 시험물질에 노출했을 때 실험동물 중 50%가 사망하는 농도) 값과 LD0(Lethal Dose 0, 실험에 이용된 모든 동물이 생존하는 농도)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가장 대표적 4가 암모늄계열 성분인 염화벤잘코늄에 집중했다. 

박 교수는 LD0의 반복 노출 위험성과 독성 발현 기전(mechanism)을 확인하려 했다. 14일 동안 0.005%와 0.01%의 염화벤잘코늄을 암컷 쥐에 2일 간격으로 5회 노출했다. 그 결과 반복적으로 노출해도 생존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한 28일 동안 0.01%, 0.001%, 0.005%의 염화벤잘코늄을 암컷과 수컷 쥐에 주 1회씩 총 4회 노출하고 폐 내에서 일어난 변화를 관찰했다. 최고 농도(0.01%)로 노출한 쥐의 폐 조직에서는 만성 염증성 병변이 관찰됐다. 기관지 폐포 세척액을 통해 회수된 세포의 총수가 증가했고, 폐 내 염증성, 항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과 케모카인(chemokine)의 항상성도 손상됐다. 

왼쪽 사진: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세포에서 세포 구조체가 분리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손상된 소기관을 포함한 이중막 구조(흰색 화살표)와 세포 구조체간(파란색 화살표)의 융합을 관찰할 수 있다.
왼쪽 사진: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세포에서 세포 구조체가 분리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손상된 소기관을 포함한 이중막 구조(흰색 화살표)와 세포 구조체간(파란색 화살표)의 융합을 관찰할 수 있다.

염화벤잘코늄의 반복 호흡기 노출 위험성 확인 및 추가 연구 필요성 제시
혈류 내 면역 세포의 구성(백혈구에서 단핵구 및 호산구 비율 증가)은 최고 농도(0.01%)의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암컷 마우스에서만 유의미하게 변화됐지만, 수컷 마우스에서는 백혈구 세포의 총수가 뚜렷하게 감소했다. 박 교수 연구팀은 전염증(Proinflammation) 반응에서 항염증(Anti-inflammation) 반응으로의 적절한 전환이 조직 복구와 재생을 촉진할 수 있음을 고려해, 엠화벤잘코늄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환경에서 호흡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한 염화벤잘코늄의 농도를 0.5μg으로 제안했다. 더불어 인터루킨-11(Interleukin-11, IL-11)이 전환성장인자 베타(Transforming Growth Factor-β, TGF-β)와 마찬가지로 섬유병 병변 유도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호흡기를 통해 유입된 유해물질에 대한 방어 기작이 성별에 따라 다를 가능성에 관한 추가 연구 필요성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염화벤잘코늄의 작용 기작(Mode of action) 제시를 위해 폐 기관지 상피세포를 이용한 세포 수준의 연구도 수행했다. 1, 2, 4ug/mL의 농도로 24시간 노출했을 때, 세포독성이 농도의존적(dose-dependently)으로 증가했고, 염화벤잘코늄이 처리된 세포에서 리소좀의 부피, NO생성 및 지질 과산화가 증가했지만, 세포내 반응산소종 농도는 감소했다. 미토콘드리아의 구조나 기능 또한 뚜렷하게 손상됐다. 염화벤잘코늄은 면역반응과 DNA 손상 및 아미노산 생합성 관련 분자의 발현 수준에 영향을 미쳤고, 라멜라 구조체와 유사한 구조의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 구조가 눈에 띄게 발생했다. 세포주기 중 G2/M 단계에 있는 세포와 함께 괴사성 세포사(necrosis) 및 세포자살(apoptosis)도 증가했다.

리소좀은 세포 내로 유입된 이물질이 분해되는 세포내 소기관이고, 염화벤잘코늄은 생체내에서 분해되며 다양한 분해산물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이들 분해산물은 세포 내에서 세포 내 소기관이나 단백질 분자들과 결합하거나 반응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염화벤잘코늄의 생체 내 분해산물과 동정된 세포내 반응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내용도 논문에 기술했었다. 하지만 심사과정에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삭제한 것이 매우 아쉽다. 현재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은정 교수의 연구에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가족의 질병을 예방하고 한 가장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노출되지만,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생활화학제품의 사용 관련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은정 교수의 연구에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가족의 질병을 예방하고 한 가장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노출되지만,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생활화학제품의 사용 관련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은정 교수, “가족의 질병 예방하고, 한 가정의 행복 지키는 연구 계속할 것”
박 교수의 눈길을 끈 결과는 더 있다.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세포에서 일어난 세포 구조체의 변형이 그것. 이전 연구 결과와 같이 세포 내에서 라멜라 구조체가 뚜렷하게 관찰됐고, 세포질 구조체가 여러 겹의 막에 의해 완전히 분리됐다. 손상된 세포내에서 소기관들간의 융합과 핵내의 이중막도 관찰됐고, 세포질에서 수많은 라인(lines)이 생성됐다. 박 교수는 “후속 연구에서 더욱 다양한 연구진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이 라인의 생성과정에 대해서도 규명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은 미래세대가 살아갈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한 성분들 중 하나이다. 엠화벤잘코늄도 마찬가지다. 염화벤잘코늄은 햇빛에 의한 광분해반응이 있는 경우에도 약 7.1일 정도의 반감기가 필요하다. 토양에 대한 결합력도 강해서, 분무소독이나 스프레이로 뿌려진 염화벤잘코늄이 토양 깊숙이 침투하지 않고 표면의 토양이나 먼지와 함께 공기 중에 부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된 염화벤잘코늄은 폐내 계면활성제 농도의 항상성을 손상하고, 이렇게 되면 폐를 구성하는 세포막 장력이 깨져 세포 손상이 일어난다. 또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체내의 다양한 면역 세포가 손상 부위로 몰려 손상 부위 치유에 관여하게 된다. 하지만 염화벤잘코늄의 경우, 전염증 반응에서 항염증 반응으로의 전환이 적절하게 일어나지 않아, 폐 조직 손상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만성 폐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상된 조직의 치유 과정에서 생기는 면역반응을 적절하게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도 남은 숙제 중 하나이다. 

박 교수의 연구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가족의 질병을 예방하고 한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노출되지만,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생활화학제품의 사용 관련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일반 대중들에게 생활화학제품 속 화학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안내하는 서적인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를 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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