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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뚜렷해지는 사회·대학 양극화
더 뚜렷해지는 사회·대학 양극화
  • 이희경
  • 승인 2022.02.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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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육혁신단장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귀가 길에 정류장에서 내려 걷다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벽보가 붙어있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 벽보였다. 후보가 많다. 1, 2, 3, 4번 외에도 5, 6…14번 까지다. 며칠 전 점심, 식당에서 두 분이 나누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이번 대통령 누가 됐으면 좋겠는가?” 물으니 “누가 되든 내가 가진 어려움에 무슨 도움이 될까?”라고 나누던 말들이 머리를 스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경제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식당에서 이야기 나누시던 저소득·취약계층과 서민, 중소상인·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하청·협력업체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경제적 취약계층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이 심각한 상황인 듯하다. 

최근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가 기간산업기금, 긴급재난지원금, 중소기업·소상공인 긴급대출, 고용유지지원금, 착한 임대인제도, 피해업종 맞춤형 지원대책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가계의 소득이 줄어드는 규모에 비하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사립대학 재정 현황을 분석한 전문대학 교육지표 연구보고서(2018~2019)에 따르면 국가장학금을 포함한 사립 일반대학의 국고보조금 수입은 1.37% 증가하였고, 사립 전문대학은 4.32% 증가하였다. 총액기준으로 사립 일반대학은 사립 전문대학보다 2.51배 더 많았다.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 수입은 사립 일반대학과 사립 전문대학이 각각 12.62%, 4.54%가 증가하였고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 수입은 사립 전문대학이 더 많았다. 

사립 일반대학의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 수입은 224만2천 원인 반면 사립 전문대학은 313만8천 원으로 사립 전문대학이 89만6천 원 더 많았다.  국고보조금 수입 중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국고보조금 수입을 분석한 결과, 사립 일반대학의 평균 국고보조금 수입은 8천608억 여 원인 반면 사립 전문대학의 평균 국고보조금 수입은 1천89억여 원으로 무려 7천519억여 원 의 차이를 나타내었다.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 수입도 사립 일반대학의 2년 평균 66만1천 원인 반면 사립 전문대학은 29만4천 원으로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국고보조금이 사립 전문대학에서 45% 이상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립 일반대학이 36만7천 원 더 많았다. 따라서 소득수준에 따라 지원을 받는 국가장학금사업을 제외하면 사립 전문대학의 국고보조금 수입이 사립 일반대학에 비하여 심각하게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의 학생에 대한 교육부 투자 금액을 나타내는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학제별로 구분하면 사립 일반대학은 1천345만1천 원에서 1천348만4천 원으로 3만4천 원이 증가하였다. 반면에 사립 전문대학은 999만8천 원에서 997만3천 원으로 2만5천 원이 오히려 감소하였다. 

특히 사립 일반대학과 사립 전문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의 격차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사립 전문대학은 사립 일반대학의 3분의2정도 밖에 교육투자가 이루어있지 않으며 그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어 사립 전문대학에 대한 교육투자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OECD 고등교육단계의 공교육비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OECD 평균과 EU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며, 특히 전문대학은 OECD 평균과 EU 평균의 절반 이하 수준인 44%이었으며, 일반대학의 OECD 평균과 EU 평균 공교육비에 비하면 약 33%, 우리나라 일반대학과 비교해도 약 48%에 불과하여 전문대학 단계의 공교육비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상태이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 사회가 극심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의 시대로 갈 것인지, 공정경제, 상생과 포용의 시대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로에 섰다. 국민이 대통령이 누가 됐든 관심이 없다는 것은 새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오히려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육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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