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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다져 진정한 승리를”
“내실 다져 진정한 승리를”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5.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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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훈 상지대 총장

“성공한 민주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법률적으로 이긴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고, 이제는 내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나를 비롯한 상지대 전체 구성원들의 목표다” 올해 3월부터 상지대 총장을 맡고 있는 김성훈 총장. ‘잃어버린 12년’의 세월을 내실있게 세워나가는 일이 자신이 맡은 책임이라고 말한다.
최장수 농림부 장관을 지냈던 김 총장은 학교행정의 체계를 제대로 세우고, 지역사회와 원활한 관계를 맺는 일부터 시작해 최근엔 누리사업에서부터 관·학협동사업 등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학생 식당에 ‘유기농 식단’을 마련하는 등 ‘학생제일주의’를 강조하면서 친환경 특성화를 추진하며 ‘그린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지난 달 25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교수신문 허영수 기자가 김성훈 상지대 총장을 만났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 ©
△ 8개월 남짓 재직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무엇인가.
“우선 학교체제 정비와 학교 안정화에 주력해 왔다. 무엇보다 지방 사립대학으로서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역 지자체와 관계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역사회와 소원했던 관계들을 푸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았다. 인근 8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으면서 많이 회복됐다. 최근에 누리사업에도 선정됐고, 매칭펀도도 받았다. 이제는 지자체쪽에서 먼저 지원제의를 하기도 한다. 강원도에서 한방연구와 관련해 1억원 가까이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태백시는 약초와 유기농 연구를 위해 12억 원을 지원했다. 또, 학생제일주의 기치를 내걸고 학생중심의 학교운영에 힘써 왔다. 학생 식당을 유기농 식단으로 바꾸고, 학생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교수들에게 학생인성교육을 의무화 했다. 올해부터는 공식 학점으로 인정했다. 인성교육은 교수들이 학생 10명씩 맡아서 입학에서부터 졸업후 관리까지 지도하고 있다. 학습지도뿐 아니라 취업지도, 인생상담까지 맡도록했다.”

△재임기간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상지대는 그동안 지역사회에 미운 털이 박혀 있었다. 과거에는 ‘우리끼리’만의 대학이었다. 왜냐하면 싸워야 하니까. 이 부분은 이해해 달라. 이 바람에 파벌이 없는 대학이다. 교수단결력이 대단하다. ‘어느 지역 출신이냐, 어느대학 출신이냐’ 이런 파벌은 없다. 12년동안 싸워 오면서 교수, 직원, 학생들에게는 ‘잃어버린 12년’이었다. 우리는 1년을 2년같이 쓰면서 회복하고 있다.”

(이른 아침 인터뷰 도중에 교육부에서 전화가 왔다. 낭보였다. 상지대가 신청한 간호학과 신설안이 승인이 났다는 소식이었다. 김총장은 인터뷰도 잊고 이사장, 부총장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느라 계속 전화통을 붙들고 “만세”를 불렀다. 전국의 의과대학중에 간호학과가 없는 대학은 상지대 밖에 없었다.)

△상지대의 발전 방안은 무엇인가.
“지역사회에 뿌리를 둔 ‘세방화’ 목표를 세웠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이 힘은 ‘학생제일주의’에서 생긴다. 학생이 많이 오고, 학생이 만족하고, 학생들이 잘 나가야 한다. 학생들과 함께 예산을 짜고, 결산을 논의하는 대학이 있는가. 교직원 월급도 학생들이 정한다. 수업료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교수업적평가는 어떻게 정비할 계획인가.
“교수업적평가, 승진, 정년보장, 연구년제 등 행정이 따로 돼 있던 것을 통합해 일목요연하게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교수업적평가는 지역사회 공헌과 연구를 동등한 배점을 두려고 한다. 40대 이하 교수들은 연구를 중심으로, 50대 이하 교수들은 교육, 사회봉사 중심으로 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평가결과 잘하신 분들에게는 격려를, 못하신 분들에게는 연구년이나 승진을 늦출 것이다.”

△상지대의 구조개혁 구상은
“수요가 떨어지는 학과는 과감히 시대흐름에 맞는 학과로 대체해 나가야 한다. 수요가 없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학과는 지방 사립대에서는 존재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교수 신분은 보장하겠다. 교수들에게 새로운 과목을 전공할 기회도 줄 방침이다. 새로운 전공과 과목을 추가하면서 6개월에서 1년간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배려할 것이다.”

▲상지대의 특성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는 김 총장. ©
△상지대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나.
“우리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산악지대에 약초가 많다. 또 한방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약초를 건강식품으로 만들어 인삼처럼 세계적인 천연 약품을 만들어 낼 계획이다. 또, ‘관광휴양지’를 개발할 것이다. 평창의 해발 7백미터의 자연환경이 생체리듬과 바이오리듬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장수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해피 700’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리조트를 만들어 휴양을 하면서 한방치료와 장수·노령화 방지 치료를 받고, 유기농 식품을 먹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세계적인 관광과 고령화 시대의 장수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새로운 개념의 관광휴양지다. 지금 현재 원주시로부터 용역을 받아 타당성 검사를 거쳐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으로 1천5백만명의 서울·인천시민이 먹고 있는 수돗물의 상류가 태백 영월, 정선, 평창, 횡성, 홍천, 그리고 원주다. 여기 수변지구 농민들에게 유기농 교육을 시키고 있다. 유기 농산물이 세계로 나가고 물을 깨끗하게 하면 서울·인천시민들의 건강도 담보해 줄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가장 지역적이면서 환경적이지 않나.”
정리·사진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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