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22:10 (화)
제언: 비정년트랙 실태 파악해야
제언: 비정년트랙 실태 파악해야
  • 이석열 남서울대
  • 승인 2005.11.08 00:00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석열 남서울대·교육학 ©
대학교육의 질적인 수월성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관건은 무엇보다 우수한 교수요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대학교원을 확보하고, 연구와 교수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대학경영의 핵심적인 과업이 되고 있다. 대학교원 인사제도의 핵심은 어떻게 보다 체계적이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 우수한 교수를 채용할 것인가, 그리고 교수들의 교수 및 연구활동 등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재임용이나 승진 등에 활용을 할 것인가에 있다. 이런 취지에서 정부는 2002년 2월 1일부터 종전의 교수 기간임용제를 폐지하고 교수 계약임용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도입된지 4년이 된 교수 계약임용제도도 종전의 기간제 임용제도와 마찬가지로 교수 채용, 승진과 재임용 등에 있어서 합리적인 운영이 결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교수 계약 임용제가 도입되고서 이전의 기간임용제보다도 교수 채용 등에 있어서 공정성을 더욱 확보하지 못하고 개별 대학의 실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대학교원의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대학들의 교수임용 동향을 보면 전임교원 중에서도 비정년트랙의 전임교수들의 비중이 확대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정년트랙의 교수임용은 상당수 사립대학들이 신임교수를 2년 계약제 전임교원으로 임용하고, 재임용을 1~2회로 제한하여 최대 6년까지 재직한 뒤, 임기가 만료되면 당연 퇴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비정년트랙의 전임교원이 늘고 있는 것은 대학정원 조정시 교원확보율을 상향조정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교수 1인당 학생수가 30.2명으로 OECD 평균 14.7명의 2배가 넘는 숫자이고, 이는 OECD 국가중에서도 아주 높은 숫자이다. 교육부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가 외국과 마찬가지로 교수이동을 활성화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이는 불가피하게 수치상으로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한 묵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대학 입장에서도 대학교원의 확보율은 대학(원) 정원조정과 행·재정지원이나 각종 재정지원사업 지원 등에 있어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매우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정년 보장 부담이 없는 비정년트랙의 전임교수들도 정년트랙의 전임교원과 똑같이 교수확보율을 인정해주니, 일부러 인건비가 높은 정년트랙의 전임교원을 임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시간강사 입장에서도 시간강사들의 불안정한 지위와 낮은 보수에 비해서 방학기간 중에서 일정 수준의 급여를 보장받고 건강보험 등 4대 보험가입 및 퇴직금의 지급 등의 혜택을 받게 되니 비록 불만족스러운 조건이더라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정년트랙의 전임교원이 확산되는 지금의 교수 계약 임용제로는 대학경쟁력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교원을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교수 계약 임용제를 이대로 계속 방관한다면 질 높은 연구와 깊이 있는 학생지도는 물론, 교수문화도 이중 삼중의 갈등 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근시안적으로 단 맛에 현혹되어 숫자나 작은 이익만을 생각해서 교수 계약임용제를 편법으로 운영한다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우리 대학사회는 당뇨병적 증세(?)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제 진정으로 양심의 문을 열고 대학사회에서 교수의 질을 높이고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교육부는 비정년트랙으로 전임교원에 실태와 처우 등을 파악해서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하고, 대학에 비정년트랙의 전임교원 임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 만약 교수이동을 유도하고자 한다면 신분이 보장이 된 상태에서 국내외 타 대학이나 연구소, 산업체에서 새로운 교육 및 연구 경험을 쌓도록 하는 ‘교류교수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대학에서도 우수한 교원들이 교육·연구·봉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신분보장을 하고, 대신에 엄격한 교수업적평가제를 실시하여 재계약시 업적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수를 비롯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대학교수가 교수로서의 자긍심을 잃지 않고,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여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교수 계약임용제 본래의 취지에 맡게 법적·제도적·재정적인 여건을 조성해야 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대학강사 2005-11-12 00:46:39
전문대학 포함해서,전국 8만8천명의 비전임 시간강사 중에서 박사학위 소지 이상자 1만2천여명 등의 처지를 부디 보 살펴 주십시요!

나도 한마디 2005-11-11 22:00:01
신규임용된 사람입니다. 요즘 신규임용된 선생님들 중에서 사실
노는 분들 없습니다. 정년 보장된 선생님들도 제가 아는한 많은 분들이 연구하십니다. 물론 연구 그다지 안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교수 쉬운거 아닙니다. 수업하랴 실적만들랴 사실 정신없습니다.
저도 강사, 강의전담, 비정년 등등 다 경험해봤습니다. 정년되면 편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군요.
그리고 철밥통,철밥통 하시는데 대학선생도 직장인입니다. 내보내기위한 교수 목조르는 제도는 결국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봅니다. 요새는 수업보다 연구가 우선이니 수업은...
다만 내보내기 위한 제도보다는 능력에 따른 인센티브제공이 대학의 질적향상을 위해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선생도 가정이 있는 직장인입니다.

비정년당사자 2005-11-11 14:18:04
실제 학교내에서도 정년과 비정년이 구분되어 서로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몇년 지나면 그만두게 되니까 있는 동안 다른 학교에 가기위한 노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되고 그러다보면 학교일에 소원하게 될 것이 뻔한것이다. 이상 야릇한 제도를 만들어 학교당국이 편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도는 개선되어야 마탕하다.

아무개 2005-11-09 23:59:22
교수직에 아픔이 있으신가요? 요즘 한가하게 놀고 먹는 철밥통 교수 없습니다. 정말 요즘 교수들 측은하기 그지 없는 신세랍니다. 그러니 괜한 걱정 마시고 너나 잘하세요...

신분조 2005-11-08 05:19:48
신분보장은 시장 경제원리에 맞지 않다.
모든 교수를 연봉제로 돌리고 해마다 재임용해야한다.
사업하는사들도 해마다 자기 실적에 책임을 진다.
교수역시 예외는 아니다
교수 철밥통은 정말 짜증날정도로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