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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다운 대학’을 위하여 대학법을 제정하자
‘대학다운 대학’을 위하여 대학법을 제정하자
  • 안상준
  • 승인 2022.02.2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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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법과 대학의 미래 ⑩ 1~8회 연재에 대한 대학관계자 의견

<교수신문> 기획연재 ‘대학법과 대학의 미래’에 대한 좌담회(교수신문 2월 14일자)는 시의적절하고 내용 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대학의 본질적 기능에 대한 문제제기, 교수의 역할에 대한 자성, 사학법인의 문제를 대하는 방식, 지역사회와 대학의 긴밀한 공생관계의 강조, 대학법 제정을 위한 우호적인 여론의 형성 등 향후 대학법 제정을 위해 고려할 사항들이 지적되는 동시에, 검토를 거쳐야 할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과 대안은 대학구성원의 관점에서 국한된다.

그렇다면 사립대학을 운영하는 경영진이나 국·사립대의 총장들은 대학법의 제정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가? 이 질문은 실제 대학법을 적용하여 대학을 운영할 주체들의 관점이기 에 매우 중요하다. 만약 사학법인의 관점과 이해관계를 수용하지 않고 대학법이 제정될 수 있을까? 우리는 과거 사립학교법 개정 과정에서 겪은 사례처럼 대학법이 사립학교 관계자들의 저항에 부딪혀 사회적 갈등만 남기고 묻혀버릴 가능성을 경계한다. 

우리는 이 점을 직시하고 서면 인터뷰 방식으로 대학 관계자들의 반응과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병행했다. 나아가 의견 수렴의 다양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연구와 교육에 몰두하는 평교수의 견해도 수렴했다. 국립목포대 박민서 총장, 부산외국어대 김홍구 총장, 국립안동대 김용균 식물의학과 교수 및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 황인성 사무처장이 서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주었다. 이 기사는 네 분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직함의 호칭은 생략한다.)

예상대로 기획연재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각자의 위치에 따라 평가도 다르고 요구사항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사총협 관계자 황인성은 대학법의 문제를 대학구성원의 관점보다 사학법인의 관점을 강조하고 있어서 다른 세 분과 확연하게 구분된다. 무엇보다도 그가 지켜야 하는 핵심가치는 사립대학의 자율성이다. 그것은 곧 「사립학교법」 1조에서 드러나는 사학법인의 자율성이다. 이에 기초하여 그는 이번 연재가 사립대의 특수성과 교육부의 사립대 통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양비론적 입장을 취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그의 지적을 읽으며 고등교육의 공공성 또는 현재 논의되는 공영형 사립대(공공형 사립대)정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론형성과 정책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절감했다.

대학법의 필연성 및 대학법이 담아야 할 내용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4인 4색의 답이 제시되었다. 먼저 김용균은 한국 대학체제의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학별 격차를 지적하며 백년대계의 호흡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법체계의 정립을 촉구한다. 그는 국립대학법이 담을 최소한의 조항으로서 “(1)설치목적 및 이에 상응한 교육의무 (2)국가기관으로서의 법적 지위 및 대학운영의 자율성 (3)대학 구성원의 정의 (4)대학조직 (5)재정지원”을 제시한다. 여기에 통제대상으로서 대학을 보는 관행을 해소하기 위하여 “국가의 책임 소재 부분”이 반드시 명기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박민서는 지방대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하여 모법 혹은 상위법으로서 대학법의 제정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여기에 들어갈 두 가지 내용을 적시한다. 하나는 고등교육에 대한 국립대의 책무성과 재정의 안정적인 기반 확보를 위한 ‘국립대 재정지원 및 투자’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구성원들의 상세한 의무와 신분보장을 포함한 권리보장이다. 특히 비전임교원(시간강사)에 대한 신분보장을 강조하며, “대학은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면서 대학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기관입니다. 비전임 교원을 포함한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대학의 소중한 자원들입니다”라고 설파함으로써 현재 대학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비판한다.

김홍구는 대학구성원의 주체적 역량의 측면에서 대학법을 성찰한다. “대학의 평판, 역량,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대학을 구성하는 사람의 자질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야말로 대학혁신의 근간이 된다.” 따라서 그는 대학법에 대학의 구체적 사명과 역할, 구성원의 책무와 역할 등을 반드시 반영하여 누더기처럼 낡은 근대적 「사립학교법」을 보완하기를 요청한다. 

반면, 황인성은 「사립학교법」이 사립대학을 규정함으로써 법 적용에서 비현실적이고 운용상 많은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사학법인의 특수성을 반영한 「사립대학법」 제정을 요청한다. “사립대학 설립·운영 법인의 특수성을 충분히 규정하고, 현행 「고등교육법」과 차별화된 「사립대학법」을 별도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즉, 사립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에 상응하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안과 아울러 규제에 상응하는 행·재정지원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사립대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일본처럼 공공투자를 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재정문제의 해결은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서, 특히 박민서, 김홍구는 절박하게 호소한다. 등록금 동결, 신입생 미충원과 재학생 이탈로 등록금 수입의 감소는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정상적인 대학운영마저 힘들게 할 지경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으로서 김홍구(인터뷰 전문)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법적 근거, 즉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제정이나 고등교육세 신설 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기능과 교부방식 전면 개편을 제안한다.

그에 비해서 박민서(인터뷰 전문)는 획일적인 평가와 연계한 재정지원제한 방식을 탈피하여 “정부는 대학 운영에 필요한 필수 정원의 교육비 보장과 국공립대학 무상교육 실시에 대한 대책 및 법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궁극적으로 4인은 각자의 입장에서 대학의 미래를 보장하는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김용균(인터뷰 전문)은 설립목적별 대학의 목표와 기능을 명확히 규정하고, 대학법에 “대학은 대학의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내용과 대학 구성원의 의무 사항”을 명시하자고 주장한다. 그럼으로써 대학자치의 역량을 높이고, 특성화를 지향하는 강소 지역대학의 육성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박민서는 지방국립대 총장으로서 “국립대는 국가가 주인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안전하지 않냐”는 일반적인 인식이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하소연한다. 교육부의 부실한 지원과 관리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지방대의 생존을 위한 모법으로서 대학법을 제청하면서, “일시적 혹은 단기적인 대학의 재정지원보다는 재정적으로 대학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김홍구는 지방사립대 총장으로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해소, 고등교육 재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 그의 답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법인과 사학의 협치’를 언급한 대목이다. 사학법인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선을 넘는 대학행정 개입의 과오를 지적하면서도, 그는 간담상조(肝膽相照) 같은 법인과 사학의 관계를 대학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보고 있다. 법인의 역할에 대한 이해 및 법인과 사학 사이에 지켜야 할 합리적 경계 등 사립대 운영의 묘가 필요해 보인다.

황인성(인터뷰 전문)은 사학법인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 강화를 호소하면서 구성원의 문제나 재단 전입금의 문제 역시 법인 측의 입장을 대변한다. “학교운영에 필요한 재정에 대한 책임을 사립대학 법인에 전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고등교육재정에 대한 모든 책임을 대학 설립법인에 떠넘기는 것 이상이 아니다”라고 밝힌다. 

안상준 
국가중심 국공립대 교수회 연합회장·국립안동대 교수회장

국립안동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독일 보쿰-루르대학에서 서양중세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0년부터 한국서양중세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십자군 전쟁 단행본 저술과 『십자군 이념의 기원』(한국연구재단 명저번역)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공저로 『서양사 속빈곤과 빈민』과 『대학법 체제 정비』, 역서로 『도시로 본 중세유럽』과 『폴란드 근현대사』가 있다.

 

 

 

 

‘대학법과 대학의 미래’ 기획연재는 ‘삼각지 연구팀’의 집단지성으로 마련이 되었고, 연재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다음은 ‘삼각지 연구팀’ 참여 교수입니다. △김용석 대학정책학회장·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김유경 전 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사무총장·전 경북대 사학과 △박순준 한국교수노동조합연맹 고등교육연구원장·동의대 역사인문교양학부 △방효원 한국교수노동조합연맹 위원장·중앙대 의대 생리학교실 △안상준 국가중심 국공립대 교수회연합회장·안동대 사학과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전 광주대 환경공학과&간호학과 △유원준 한국교수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경희대 사학과 △임상혁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법무위원장·숭실대 법과대학 △장민수 전 선문대 국제경제통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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