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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 대학과 公共性 교육
교수논평: 대학과 公共性 교육
  • 김익식 경기대
  • 승인 2005.1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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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우리가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일본에서는 특히 주부들이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교통신호의 준수나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등 공공의식에 대한 가정교육을 철저히 시킨다는 점이다. 반면에 한국 주부들의 자식사랑은 세계에서도 으뜸가지만 자기 자식들에게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공공성(publicness)에 대해 가르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점이 그렇게도 자식에게 헌신적인 한국의 아줌마들에게 아쉬운 점이자 일본 아줌마들이 부러운 부분이다. 물론 한국 아저씨들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은 자기 집안을 잘 꾸미거나 가족들 간에는 강한 유대를 보이지만 일단 집 문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면 모든 것이 남의 일이 되어 버리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공공적인 성격을 지닌 '우리 모두의 문제'(common affairs)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극도의 이기심을 나타낸다.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증가되고 있는 지역이기주의(NIMBY) 현상도 따지고 보면 한국인들에게 결여된 공공의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심지어는 학교에서까지 우리나라에서 공공성에 대한 교육이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인간의 기본소양을 결정지을 유아원이나 유치원 교육에서부터 시작하여 초, 중, 고, 대학을 거치는 오랜 기간 동안 우리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공공성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너나 나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문제에 대한 공동체 교육을 얼마나 시키고 있는 지, 초중고에서 교사들은 공중도덕이나 공공질서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치관이나 도덕심을 함양하고 있는 지, 대학에서는 공익(public interest)이나 공공정책(public policy)에 대해 심도있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지....  우리 모두 스스로 한번쯤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에 있어 공공성 교육은 매우 절실한 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의 근본 원인은 소위 '공공성의 위기'라고 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차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 세대들에게 어떻게 하면 개인의 이기심만이 아닌 국가와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공공의식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왔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행정학을 가르치면서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공공문제에 무관심하고 공익추구에 대해 소홀해 하는 지를 익히 보아 왔다. 비교적 공공성을 학문의 중요가치로 가르치고 있는 행정학에서도 그러할 진 데 다른 분야에서는 어떨른지.... 대학에서의 공공성 교육문제에 대한 담론이 전공을 떠나 형성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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