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_『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한일여성공동역사교재편찬위원회 지음, 한울 刊, 408쪽)
일제 강점시기 일본은 ‘천황’을 정점으로 한 가부장제 가족국가였으며, 식민지 조선 역시 그 지배아래 여성의 모성, 노동, 성이 동원되었다. 이는 이미 우리에겐 위안부 문제로 이슈화 되었지만, 지난 2001년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가 일본군 성노예 가해의 역사를 삭제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차별을 초역사적인 것으로 긍정해 가부장제를 더욱 강화하고 이를 군국주의의 뿌리로 삼았다. 한일 여성연구자들은 이런 사태에 위기의식을 느껴, 그해 10월 ‘한일여성에 의한 공동역사 교재 만들기’를 조직했다.
작업을 시작한 첫 해에는 일제시대의 여성사를, 이듬해에는 해방후 여성사를 집필자들과 더불어 다른 여러 학자들과 집중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다. 전체 7장으로 구성됐는데, 일본 제국주의의 확장과 조선 강제점령에서부터 한국의 해방을 거쳐 2000년대 여성운동의 성장과 여성국제전범법정까지 포괄하고 있다.
오랜 집필과정에서 양국 필자간에 여러 갈등과 견해차들이 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여성으로서 겪는 공통성을 연대의 기반으로 삼음으로써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넘어설 공통의 역사교과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는 ‘젠더 시점으로 본 일한 근현대사’라는 제목으로 동시 출간됐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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