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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제 10대 송석언 총장 이임 인사말
제주대 제 10대 송석언 총장 이임 인사말
  • 최승우
  • 승인 2022.02.16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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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오는 20일 제주대학교 제10대 총장으로서 임기 4년을 마치고 이임을 하게 됩니다.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 많은 지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제주 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취임이후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을 갖고 우리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교육과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면서, 최적의 교육·연구 환경 조성과 안정적인 산학협력 기반 마련 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올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들이 바랐던 모든 사업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우리 대학의 숙원사업이었던 약학대학 유치, 첨단학과 신설, 일반 재정지원대학 선정, 교육국제화역량인증, 신입생 충원율 100% 달성, 학생우수 상담기관, 연구실 안전유공기관 선정 등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석·박사급인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4단계 BK21 사업에서는 5개 교육연구단이 선정돼 2027년까지 238억 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그 외 LINC+(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 SW(소프트웨어)중심대학 지원사업 등에도 선정돼 총 1,249억 원 규모의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약학대학 및 산학협력관 신축 등을 위한 시설환경개선사업비 2,006억 원과 이공분야 및 인문사회과학연구소 지원 사업,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 등에도 선정되어 총 672억 원 규모의 연구관련 주요 국책사업을 유치하는 성과도 창출했습니다.   

송석언 총장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현재 전국의 지역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발전의 불균형으로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역 대학 발전이 지역의 발전과 직결되며, 지역 대학 발전 없이 지역의 발전 또한 있을 수 없습니다. 지역과 지역 대학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저는 제주대학교 총장으로서 2021년도엔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지역과 지역 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정책과 사례를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님들과 함께 제20대 대통령 후보에게 건의하고 공약사항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왔습니다. 이를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은 19세기까지만 해도 독일에 크게 뒤처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함으로써 산업발전은 물론 국가균형 발전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동부에 비해 낙후된 서부 캘리포니아에 10개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함으로써 혁신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UC버클리, UC로스앤젤레스, UC샌디에고, UC샌프란시스코 등 10개의 UC 연구중심대학은 서부지역 발전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 대학들은 IT 기반의 신기술과 전문 인력을 제공함으로써 오늘날의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서부지역 경제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결정적인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밖에 통일 후 동독 지역에서 첨단산업 발전을 이룬 드레스덴 대학 드레스덴 클러스터, 스웨덴 말뫼대학과 외레순 클러스터, 영국 캠브리지 대학과 바이오 클러스터 등은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의 모범 사례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대학 경쟁력은 OECD 선진국 평균에 크게 뒤떨어져 있습니다. 고등교육 재정 또한 OECD 평균에 비해 70% 이하입니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수도권 중심의 대학서열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에 특성화된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단언합니다. 국가거점국립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입니다.

최근 9개의 국가거점국립대학 총장들은 오랜 숙의 끝에 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한 ‘4대 대선공약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그 첫째는 ‘국립대학법 제정’입니다. 현재 거점국립대학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합니다. 거점국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국립대학법인 평균수준으로 예산을 늘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국립대학법’ 제정을 청원합니다. 제안된 법안에는 지역에 위치한 국공립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법적 근거가 담겨있습니다.

다음으론 지역인재 채용의무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지역의 우수 인재들이 지역에 잔류해야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수도권 과밀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현행 혁신도시법은 공공기관 소재 지역의 학생 30% 선발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공공기관 소재 지역 외 비수도권 출신 20% 선발을 추가하도록 개정해야 합니다. 

세째는 국립대학 무상등록금제 시행입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소멸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대학 육성을 통한 지역소멸 방지는 시대의 과제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및 교육기본법이 정한 교육받을 권리와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하여 국·공립 지역대학 학부생의 등록금 전액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론 지역 R&D(연구 & 개발) 재정을 강화하고 관련법을 정비해 지역거점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해야 합니다. 거점국립대학에 국가출연연구소를 신설하거나 분원을 설립해 지역의 R&D 역량을 제고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가 지원하는 우수특화연구센터를 지역별, 대학별로 특성화하여 설치해야 합니다. 특히 거점대학의 특성화 분야에 대해서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수준으로 재정 지원을 늘리고, 우수 교원에 대한 보수 제한을 풀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고등교육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소위‘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요약되는, 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만들기는 대한민국의 재도약과 더불어 지역의 미래 산업 지도를 바꿀 혁신적인 대안입니다. 이제 국회와 정부가 응답할 때입니다. 2022년 대한민국 대선은 우리 나라 고등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전환점이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지난 4년간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또한 지난 1년간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을 겸직하는 동안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과 대학 발전을 위해 그리고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함께 뜻을 모으고, 고심하고, 노고하면서 뛰어 준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올립니다.

이제 저는 총장 임기를 마치고 평교수로 돌아가지만 우리 대학교와 지역 그리고 국가균형 발전을 위한 응원과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 동안 도민 여러분의 베풀어 주신 후의와 성원에 감사드리며, 가내에 건승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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