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23:25 (토)
“터키 3억5천 인구를 주목하라”…고대 터키어는 ‘신라어’와 연관
“터키 3억5천 인구를 주목하라”…고대 터키어는 ‘신라어’와 연관
  • 최우원 부산대
  • 승인 2005.10.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 학술대회 참관기: 아시아 공동체 철학회 창립대회(9.29~10.4)

지난 9월말 열린 이스탄불에서 만난 아시아 각국 학자들이 담소를 나누면서 유대의식을 한껏 높이고 있다.지난해 대동철학회는 아시아 철학회를 창립할 것과 창립 대회를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열 것을 터키와 일본 대학들에게 제안하였고 이들이 적극 동의함에 따라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이스탄불 FATIH 대에서 20여개국의 참가자들이 1백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한국에서는 철학, 역사학, 언어학, 인류학, 지리학, 의학, 정치학, 경제학, 경영학 등 여러 분야에서 40명 이상의 교수들이 논문 발표자로서 참가하였다. 터키의 주요 일간지에도 잘 소개가 되었고 모든 참가자들이 만장일치로 매년 각국을 돌아가며 아시아 철학대회를 열 것을 결의하였다. 2차 대회는 2006년 가을 부산에서, 3차 대회는 2007년 일본의 고베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4차, 5차 대회는 카자흐스탄과 태국으로부터 신청이 들어와 있다.

이 학술회의가 최근에 많이 논의되는 동아시아 공동체 학술회의들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철학, 역사학, 언어학, 고고학, 인류학, 정치학, 비교문명론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동아시아의 울타리를 넘어 인도, 몽고, 중앙아시아, 아랍세계, 터키에까지 이르는 범아시아적인 공동체의 필연성을 제시하는 데에 있다.

이제까지 국사 교육의 시야가 한반도와 만주 지역에 국한됨으로 인해 한국과 터키의 민족적 뿌리가 같다는 사실이 잊혀져 버리다보니 터키가 유럽에 속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현재 상당히 많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부터 러시아 안의 야쿠티아 공화국, 알타이 공화국,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키즈스탄, 아제르바이쟌을 거쳐 터키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터키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3억 5천만에 이른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한국의 외교, 통상정책은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역사관에 뿌리를 두고 시야를 넓혀가야만 한다.

머리뼈의 구조가 한국에 가장 가까운 민족은 카자흐스탄의 투르크족이라는 사실을 앞에 놓고 볼 때 우리는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민속학, 정치학의 새로운 연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돌궐과 고구려는 바로 이웃 국가였으며 혈연적으로, 언어적으로 투르크민족과 한민족은 아주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친근한 관계인 몽고와 한국의 사이보다도 투르크와 한국의 사이가 더 가깝다는 놀라운 사실을 두개골의 구조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비교언어학이 밝혀 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한가지의 예를 들어 신라의 김씨 왕족들이 사용하였던 언어가 고대 투르크어라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다.

한민족과 투르크민족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언어학적으로, 고고학적으로, 민속학적으로 곧바로 알 수 있다. 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제시하는 본 학술회의는 근간에 바이칼에서 한민족과, 투르크 민족, 몽고족의 뿌리를 찾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고고학, 언어학, 체질인류학, 유전자 DNA분석, 민족지학, 지리학 등의 연구에 대해 지향목적과 역사적 의미를 밝혀주는 인문사회적 기초 지평의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EU가 터키를 회원국으로 가입시킴으로써 터키를 유럽으로 동화시키려고 하는, 뛰어난 문화정치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럽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유럽의 이해를 위하여 미래를 정확하게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세계와 역사, 문명과 종교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를 열어주어야 하는 인문사회의 기초교육이 잘못됨으로써 한국의 외교, 통상정책이 미래의 국가적 이해를 넓혀 나아가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생생하게 보고 있다.

오늘날 유럽의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은 투르크 민족을 백인종의 한 갈래로 둔갑시키기까지 하고 있는데 이러한 세련된 변조와 날조의 배후에 어떠한 교활한 이익의 체계가 숨어있는가를 간파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한국에서조차 습관적으로 유럽의 학설을 따라서 투르크의 종족적 뿌리가 단두 백인종 계통에 속한다고 말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게 있는데 이것은 참으로 한심하고 또한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럽적 편향과 왜곡이 일어나기 이전인 1939년에 아시아 스텝 제국사의 세계적 대가이며 권위인 프랑스의 르네 그루쎄는 투르크 종족이 몽골족이나 퉁그스족과 같이 몽골로이드에 속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쇼비니즘의 위험한 함정을 피해가야 하지만 또한 동시에 서구에 대한 어리석은 맹종과 국적 없는 피상적인 코스모폴리탄적 착각으로부터도 결단코 벗어나야 한다.

각 분야의 지식들이 본래의 불가분한 내적 연관을 서로 확인하고 현실이라는 초점에로 결집할 때 그 지식의 가치와 역할이 빛날 것이다. 아시아 공동체의 비전은 오늘날 한국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과거의 타성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현실성에 다가서는 훌륭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시아공동체를 위한 인문사회적 이론의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은 국제적 교류와 협력의 방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수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아시아 공동체 각국의 여러 분야의 지식인들이 함께 모여 이 문제에 대하여 논의하고 깊은 공감대와 함께 광범위한 지적 협력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본 학술대회는 터키, 일본, 몽고,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기르키즈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의 교수와 지식인들을 초청하여 논의할 예정이다.
창립대회 홈페이지(www.icapa2005.fatih.edu.tr)에서 발표된 모든 논문들과 프로그램, 현장사진들을 볼 수 있다.

최우원 / 부산대 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