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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서체미 ‘훈민정음’…국새와 기념주화로 탄생
오묘한 서체미 ‘훈민정음’…국새와 기념주화로 탄생
  • 박병천
  • 승인 2022.02.09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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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훈민정음 서체연구』 | 박병천 지음 | 도서출판 역락 | 568쪽

대명필가 2인의 서체로 이루어진 ‘훈민정음’ 서체미 분석연구
훈민정음 한글·한자 서체를 실용서체-예술품 창작으로 확산

그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고유문자를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그 고유문자의 창제원리와 방법을 기록한 문헌이 국보 70호이고 97년도에 한국유산으로 첫 번째로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이 훈민정음해례본인 『훈민정음(訓民正音)』이다. 

 

이 『훈민정음』은 조선 세종시기인 1446년에 33장 66면으로 간행된 조선시대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목판본 문헌이다. 바로 이 문헌에 우리 민족의 언어이며 문자인 한글의 창제 의의와 동기-원리-방법-실용 등에 대한 명문이 실려 있다. 특히 문자로의 오묘한 구조와 서체미가 뛰어난 창의성이 뛰어난 한글-훈민정음 서체가 실려 있다. 이러한 한글·한자 서체의 극치를 이룬 『훈민정음』의 서체미를 탐색해 본다는 것은 그 의의가 크며, 학술연구 활동상 흥분을 자아내게 한다.

“『훈민정음』 한글-한자 서체를 원용-변용하여 
각종 실용서체-예술품 창작으로 확산”

『훈민정음 서체연구』 이 책은 『훈민정음』 한글·한자서체의 신비로운 구조적 특장(特長)을 탐색하여 새롭게 응용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확산방향을 제시한 연구서이다. 

이 같은  『훈민정음』의 한글서체가 훈민정음 반포 당시 30세의 돈녕부 주부[종6품]이며 세종대왕의 이질(姨姪)인 인재 姜希顏(1417-1464)이 전서체 모양[倣古篆]서체로 나타냈고, 한자서체는 당시 29세로 세종대왕 3자이며 송설체 대가로 평가되는 李瑢[안평대군, 1418-1453]이 쓴 서체로 추정되는 등 최고 수준의 서체로 평가된다. 이 같은 대명필가의 친필로 서체의 극치를 이룬  『훈민정음(訓民正音)』에 나오는 5천337자의 한글과 한자의 조형적 특징인 서체미를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 

또한 이를 기본으로 한글서체 분야는 도안화, 폰트화, 서예화, 전각화, 서각화 등 다양한 변용적 구성 사례를 제시하였고, 한문서체 분야는 영인본 수정과 낙장복원 부분 수정·개선시안을 제시하는 등 『훈민정음』 한글-한자 서체에 대한 확산적 변용 방법을 제안했다.    

 

점·선·원이 서예와 한글폰트로 거듭나다

이 『훈민정음 서체연구』(한글·한자)는 우리 학계에 기여할 만한 몇 가지 주제를 3부로 나누어, I부 총론편, II부 한글서체편, III부 한자서체편으로 나누어 서체미 현상과 실용 현상을 제시했다. 

I부 총론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지와 문자에 관한 현황을, 부문별 문자 구성 상황과 한자-한글 문자의 서체적 특징으로 나누어 해례본의 전체개요를 파악할 수 있게 시각 자료를 활용한 해제를 베풀었다. 아울러 II부(한글서체)와 III부(한자서체)에서는, 해례본에 기술되어 있는 이론 해설과 그것의 분석 검토, 그리고 각 연구대상을 응용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기술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II부 한글서체편 “3.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문자의 서체적 변용”에서는 한글 자모음 및 합자의 구조적 특징의 기본요소를 점·선·원(∙ ― ㅣ ∧ ○)으로 파악하고, 한글서체를 응용-활용한 ① 서예작품 ② 한글폰트개발 ③ 세종대왕상의 제명 도안 ④ 대한민국 국새 제작 ⑤ 한글 기념주화 제작 등 실용화를 통해 해례본에 전개된 세종의 정신을 확산하면서 미래상을 전망하였다.

 

훈민정음은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70호로 지정됐다. 사진=위키백과 

한편, Ⅲ부 한자서체편 “3. 훈민정음 해례본 한자서체의 수정 및 복원”에서는 서예학 전문가의 안목으로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 제1,2장 앞뒷면)의 낙장 복원 문제에 관한 독특한 연구 성과를 보였다. 최근에 모처에서 낙장 복원부분을 수정한 정본안이 만들어졌는데, 이에 대한 낙장의 복원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제시하고, 한글-한자서체의 표준적 원형, 구두점 문제, 병서행의 안배 문제까지를 망라해 작성한 새로운 개선안을 제안하였다. 이는 해례본(간송본) 낙장에 대한 기존 복원안의 흠결을 보완ㆍ개선해줄 값진 성과로서 의의가 크다. 부디 이 제안이 실물로 제작ㆍ복원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 전체의 내용은 한글서체와 한자서체 연구가 부분별 주류를 이룬다. 이 책 내용 성격상 전반부는 한글-한자서체의 오묘한 생성 및 아름다운 조형적 특징을 밝혀냈고, 후반부는 이를 이용하여 평면-입체적으로 생활과 예술분야에 있어서의 변용적 활용사례와 방안을 제시하였다. 신비로운 훈민정음의 한글-한자 문자의 서체미를 더욱 발굴하여 실용화하는데 힘써야 할 것을 제안해 본다.

 

 

박병천
경인교대 미술교육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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