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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비트윈: 경계 위에 선 자
라인 비트윈: 경계 위에 선 자
  • 최승우
  • 승인 2022.01.24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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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 리 지음 | 조영학 옮김 | 허블 | 424쪽

의문의 바이러스, 종교 내 집단 감염 사태, 기후 위기…
지금 ‘이 시국’의 화두를 2019년부터 예견해 온 소설이 있다!

팬데믹과 기후변화의 시대를 상징한다고 할 만한 소재들을 이렇게까지 잘 잡아챈 솜씨는 거의 날카로운 발톱의 맹수와 같다. 그래서 끝까지 막힘없이 편히 읽을 수 있는 소설인데도 읽다 보면 자꾸만 섬뜩해진다.
곽재식(소설가)

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새로운 유형의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발생한다. 그리고 2020년 2월, 대한민국의 종교 단체 ‘신천지’ 내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30명에서 소강상태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수백 배 치솟았다. 신천지 특유의 폐쇄성과 은폐성이 깃든 교리 때문에 비상 상황에서 결국 대형 사고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시공을 넘어 이 모든 일을 예견해 온 소설이 있다면 어떨까? ‘이 시국’을 마치 거울처럼 비추고 있는 소설이 있다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토스카 리가 2019년에 완성한 『라인 비트윈: 경계 위에 선 자』는 ‘이 시국’에 통렬한 경고장을 던지는 소설이다. 소설은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집단 감염 사태(팬데믹)로 번지면서 시작된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코로나19는 여전히 범유행하고, 종교 내의 집단 감염 사태 역시 빈번하며 기후 위기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다. 소설은 ‘신천국’이라는 가상의 사이비 교단을 배경으로 ‘감염병’, ‘종교’, ‘기후변화’라는 현재를 관통하는 소재를 절묘하게 엮었다. 곽재식 작가가 추천사에서 말했듯, ‘날카로운 발톱의 맹수’처럼 시의적절한 소재의 목덜미를 잡아챈 토스카 리의 예리함과 통찰이 빛나는 지점이다. 『라인 비트윈: 경계 위에 선 자』는 이처럼 현대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시의성과 함께 탄탄하게 쌓아올린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장르소설로서의 충실한 재미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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