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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입니다, 고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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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우
  • 승인 2022.01.24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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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욱 지음 | 창비 | 388쪽

구로공단 ‘공순이’가 디지털단지 ‘콜순이’가 되기까지
문화인류학자가 바라본 콜센터의 내밀한 역사

“무엇이 콜센터 상담사를 아프게 하는가”

2020년 3월 서울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지역 첫 집단감염 사례에 언론들은 콜센터의 노동 환경에 주목했고, 근본적인 문제는 상담사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과 하청 구조에 있음이 드러났다. 오랜 시간 감정노동과 건강, 흡연과 중독에 대해 연구해온 문화인류학자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김관욱은 콜센터의 내밀한 실상을 담은 『사람입니다, 고객님: 콜센터의 인류학』을 출간했다. ‘무엇이 콜센터 상담사를 아프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지난 10년간 현장연구와 심층 인터뷰,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추적해온 내용을 집대성한 책으로, 콜센터 상담사의 불합리한 노동조건과 부당한 처우를 현장감 있게 들려주며 이를 둘러싼 사회적 의제들을 다각도로 파헤친다.

구로공단의 ‘공순이’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콜순이’가 된 현실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상담사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실천까지, 콜센터의 어제와 오늘을 총체적으로 살핀다.
특히 저자는 그간 콜센터에 대한 논의가 악성 고객의 갑질 논란과 상담사의 감정노동에 국한되어 있었음을 지적하며, 콜센터 산업 자체가 가진 구조적 문제로 시야를 확장할 것을 주문한다. 풍부한 인터뷰와 사진자료, 섬세하고 치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콜센터 문제는 근본적으로 여성 노동과 인권의 문제임을 꼬집는다. 『사람입니다, 고객님』이 던지는 질문은 한국 사회 여성 하청노동을 돌아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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