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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특집] 라틴아메리카, 분홍색으로 다시 물들어질까
[글로컬 오디세이 특집] 라틴아메리카, 분홍색으로 다시 물들어질까
  • 임태균
  • 승인 2022.01.26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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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정부 실패가 낳은 좌파 세력의 부활_임태균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대통령 선거가 예고된 가운데, 브라질의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사진 왼쪽)과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상원의원, 두 좌파 정치인이 대선에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왼쪽), EPA연합뉴스(오른쪽)

2021년 라틴아메리카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좌파 세력이 두각을 나타내었다. 경제 악화, 불평등 심화, 코로나 대처 미흡 등의 이유로 기존 우파 정권에 대한 지지가 악화하면서 칠레, 페루, 온두라스에서 좌파 후보가 정권 교체를 달성했다. 이러한 라틴아메리카에서의 좌파 세력의 정치적 복권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10월 2일 대통령 선거를 포함한 총선이 예정돼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직을 연임했던 브라질 좌파의 대명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의 재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년부터 집권한 현 대통령인 극우파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재임을 노리는 가운데 두 후보 간의 2파전이 예상되지만, 현재 룰라 다 시우바가 지지율에 있어서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우파의 대안으로 평가받는 중도우파의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은 앞의 두 후보에 비하면 지지율이 많이 뒤떨어져 있다. 따라서 2022년 브라질의 대선에서는 좌파의 정치적 복권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롬비아는 3월 13일 상·하원 의원 선거에 이어 5월 29일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대통령 연임 금지로 우파의 이반 두케 대통령의 출마가 불가능한 가운데, 2022년 대선에서는 현 우파 정부에 대한 불만 고조로 중도좌파의 구스타보 페트로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콜롬비아는 2000년대 들어 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 세력이 대거 정권을 잡았던 소위 ‘핑크 타이드’ 상황에서도 우파 정권이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그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좌파가 정권 교체를 이룩하면, 라틴아메리카의 6대 경제 대국(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이 모두 좌파 성향의 정부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위기 상황에서 좌파 세력이 약속하는 부의 재분배, 공공 서비스 개선 그리고 사회 안전망 확충이 얼마나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할 과제다.

 

임태균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라틴아메리카지역학 석사, UCLA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라틴아메리카학회 학술이사와 외교부 중남미분과위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칠레 사회적 폭발의 사회·경제적 원인」(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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