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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레이
벤저민 레이
  • 최승우
  • 승인 2022.01.0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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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레디커 지음 | 박지순 옮김 | 갈무리 | 304쪽

『벤저민 레이』는 대서양 노예무역상들의 해상 대학살을 고발한 최초의 인물로서, 계급의식, 인종의식, 성별의식, 환경의식을 통합한 혁명적인 세계관을 가진 ‘벤저민 레이’의 일대기이다. 벤저민 레이는 대부분의 유럽인들이 인간을 속박하는 일이 하늘에 태양과 별 그리고 달이 뜨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영원하다고 생각했던 시대에, 노예제가 없는 세상을 상상했다. 그는 시대를 훨씬 앞선 사람이었다. 벤저민 레이는 178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노예제 반대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2세대의 시기를 앞서서 노예제에 대한 비판을 형성했다. 노예제에 반대하는 맹렬하고도 논쟁적인 내용을 담은 『무고한 이를 속박해두는 모든 노예 소유자, 배교자들』을 썼고 이 책은 벤저민 프랭클린이 1738년에 출판했다. 벤저민 레이는 사람을 노예로 속박하는 일은 기독교의 근본 원리를 위반한다고 주장하였고, 대중 앞에서 붉은 미국자리공 열매의 즙으로 가득 찬 동물 방광 주머니를 칼로 찔러 “주님께서는 동포를 노예로 삼은 자들이 피를 흘리게 하리라.”고 외치는 게릴라 연극을 펼쳤다.

벤저민 레이는 동굴에 살며 스스로 옷을 만들어 입었고 억압된 사람들이 강제로 동원되어 생산한 어떠한 상품도 소비하기를 거부하였다. 농장 생산의 엄청난 폭력성에 관해 어느 누구도 사회운동을 벌이고 있지 않았던 시기에 벤저민은 이미 “설탕이 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동물의 권리를 옹호했으며 ‘비건’이라는 말이 세상에 등장하기 200여 년 전에 이미 채식주의를 실천했다. 그는 인간이나 동물 착취가 필요하지 않은 “지상의 무해한 양식”인 땅에서 나는 채소와 열매를 주로 먹고살면서, 자신의 이상에 따라 행동하며 새롭고 실용적이며 혁명적인 삶의 방식을 창출했다. 벤저민 레이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믿었고, 실제로 예배 중에 성별에 따른 인위적인 구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여성 신도의 구역에 앉으면서 퀘이커의 성별 위계를 파괴하였다. 평범한 노동자였던 이 독학 철학자는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 디오게네스를 읽었고, “이득을 취하기 위해 세상을 더럽히는” 부자와 권력자들에 맞서 용감하게 진실을 말하는 파레시아(parrhesia)를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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