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가 보지 않고도 매력을 느끼게 하는 책이 무수히 많다. 그러나 실제로 가보지 않는다면, 이 서적들의 오류는 누가 확인할 것인가? 검증되지 않은 진리는 누구도 확인하고자 시도하지 않는다면, 오류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이처럼 진리를 확인해 보려는 시도가 연구이고, 이러한 시도 과정과 결과를 기록한 것이 논문이다. 논문은 진리 탐구의 산물이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중요한 소통 수단이다.

연구결과를 다른 전문가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절차와 결과의 명쾌한 전달을 위한 형식과 체제가 요구된다. 이는 논문의 가독성을 높여 연구자들 사이의 소통을 촉진한다. 이에 일찍이 미국심리학회(APA)는 일관성 있는 논문작성 형식과 체제가 규정된 편람을 개발·출판했다. 이 편람은 제7판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맞게 업데이트를 거듭했다. 오늘날 『APA 논문작성법』은 자국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학술논문 및 심리학적 출판물 원고 작성을 위한 필독서가 되었다.

『APA 논문작성법』 제7판에는 학술적 글쓰기와 출판원칙(제1장)에서부터 논문원고요소와 형식(제2장), 학술지 논문 보고기준(제3장), 논문작성 양식과 문법(제4장), 편견없는 언어 지침(제5장), 논문 양식의 기계적 요소(제6장), 표와 그림(제7장), 본문에서 저작물의 공로 인정(제8장), 참고문헌 목록(제9장), 참고문헌 예시(제10장), 법적 참고 문헌(제11장), 그리고 논문게재·출판 과정(제12장)에 이르기까지 논문작성을 위한 필수요소들이 순차적으로 수록되어 있다. 각 장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APA 양식에 준하는 논문작성법에 관한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뿐 아니라, 미국심리학회 산하의 학술지에 논문게재를 준비하는 연구자들을 위해 논문게재를 위한 원고 준비와 제출에 관한 필수요건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역자는 편람의 특성을 고려하여 원서의 내용을 우리말로 충실히 옮기는 데 주력했다. 또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제목과 용어는 원문을 병기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편집양식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때로 낯선 형태의 편집양식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대/소문자 표기, 이탤릭체 사용, 더블/1.5/싱글 스페이스, 타이틀 케이스title case(‘제목 표기법’으로 번역함) 또는 센텐스 케이스sentence case(‘문장 표기법’으로 번역함) 등이 그 예다. 이에 우리의 것과 다른 편집양식과 용어에 관해서는 역자 주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글쓰기에서 수월성excellence은 여러 학문적·전문적 활동에서의 성공에 대단히 중요하다. APA 양식은 저자들(초심이든 경험이 많든)이 글쓰기에서 수월성 성취를 돕는 명확하고 정확한 일련의 지침이다. 이 지침은 심리학 및 간호학에서부터 사회복지학까지,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교육학까지, 경영학에서부터 공학까지, 그리고 기타 학문 영역에서 논문게재를 위한 원고 준비뿐 아니라 학생보고서, 박사 및 석사 학위논문 작성을 위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APA 양식은 저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명확·간결하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제시하는데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학문적 의사소통의 기초를 제공한다. 통일성과 일관성은 독자들이 ① 형식보다는 제시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② 저작물의 핵심포인트, 결과, 그리고 자료를 신속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해 준다. 양식의 지침은 저자들이 핵심 정보를 완전히 드러내도록 돕고, 불필요하게 독자들의 집중을 저해하는 사항(예, 구두점, 대문자 표기, 참고문헌 인용, 그리고 통계 제시의 비일관성 또는 생략)을 없애 준다.

논문작성 양식이 최상으로 기능할 때, 아이디어는 논리적으로 흐르고, 출처는 적절한 방식으로 그 공로가 인정되며, 논문원고paper는 예상대로 일관되게 구성된다. 사람들은 가치와 존엄성을 인정하는 언어로 기술된다. 저자들은 윤리준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연구 프로토콜의 중요한 세부사항을 보고함으로써, 독자들이 연구 결과물을 평가하고 향후 다른 연구자들이 연구를 반복할 수 있도록 한다. 표와 그림에서는 매력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데이터가 제시된다.

『APA 논문작성법』은 오랫동안 학술적 글쓰기를 위한 권위 있는 자료가 되어 왔고, 이번 판에는 학생들을 겨냥한 안내 지침과 지원 서비스가 마련되었다. 추구하는 진로 방향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은 자신의 비판적 사고 기술을 개발하고, 의사소통의 정확성과 명확성 연마를 위한 방법으로 학술적 글쓰기를 터득함으로써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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