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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류학자의 박물관 이야기
어느 인류학자의 박물관 이야기
  • 김재호
  • 승인 2022.01.0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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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협 지음 | 최협 사진 | 민속원 | 319쪽

우리가 흔히 ‘보물창고’ 아니면 ‘고물 창고’로 치부하는 박물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나게 다양하고 다채로운 이야깃거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어느 인류학자의 박물관 이야기』는 인류학자인 최협 교수가 세계 여러 곳의 박물관들을 다니며 그러한 이야깃거리를 들추어내는 여정의 기록이다. 

 

저자가 방문한 박물관은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같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박물관은 물론, 홀로코스트박물관처럼 소수집단의 기억을 담은 특수박물관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실로 다양하다. 지역적으로도 화려한 도시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에서 일본 시골변방의 작은 미술관까지 여러 구석을 포함시켰고, 박물관이 드러내 주는 이야기도 방문자가 국가의 거대 담론에 압도당하는 중국국가박물관의 경우에서부터 한 인디언의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느 대학의 인류학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래와 여러 층위의 사례를 넘나들며 곳곳에서 독자들에게 사색과 통찰을 위한 여백을 제공한다. 

『어느 인류학자의 박물관 이야기』는 일반독자들을 다양한 박물관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줄 뿐만 아니라 박물관학이나 박물관과 관련이 있는 분야인 인류학, 고고학, 민속학, 미술사학 분야의 학도들에게도 유용한 자료를 충실히 담고 있다.

 

다양한 박물관에서 만나는 오래된 미래

사회의 다원화 추세에 발맞추어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박물관이 설립되어왔다. 이는 박물관이 사라져가는 고물 창고가 아니라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번창해 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러 형태의 새로운 박물관들은 박물관이 다양한 전통(heritage)들이 선택되고 전시되며 소비되는 복합적인 장임을 나타낸다. 최근의 박물관들은 박물관이라는 장을 통해 경제와 관광이 만나고, 도시와 지역의 정체성과 이미지의 구축이 이루어지며, 전시의 기술과 교육이 오락과 접합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렇게 박물관은 다가오는 미래에도 문화유산의 보존에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가 시대의 변화를 나름대로 설명하고 해석하는 역할을 감당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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