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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식 유통 모니터링 필요하다
기고: 지식 유통 모니터링 필요하다
  • 김귀순 부산외대
  • 승인 2005.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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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순 / 부산외국어대·영어학

최근 인터넷과 언론 매체의 대중적 접근성 증대로 일반 대중의 지식인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국가와 지역사회를 이끌어갈 지식인의 역할과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본다. 또한 이들의 역할과 책임 증대는 지식인의 지식상품화를 경계하고 국가 및 지역발전에 대한 시대적 비전과 목표를 일반대중과 공유할 윤리적 가치인 공공성을 우리 사회는 요구하고 있다.


고전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지식인의 역할은 ‘새벽을 깨우리로다’란 시에 잘 나타나 있다.


“짙은 어둠 세차게 몰려와 새벽을 아는 이 없을 때 잠자는 새벽 깨우라. 잠자는 새벽 흔들어 깨우라…. 거짓의 어둠속에 진실의 새벽을, 불의의 어둠속에 정의의 새벽을, 절망의 어둠속에 희망의 새벽을 붙잡고 흔들고 소리쳐 깨우라. 역사의 새벽, 삶의 새벽 흔들어 깨우라. 우리 선구자, 선각자, 선행자가 되어 새벽이 되어 일어난 것 아닌 먼저 일어나 새벽을 채찍질하여 새벽이 찾아오게 하자.”


우리는 지식인들의 이러한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는 반면 언론매체를 통해 옥석의 구분도 없이 지식인들의 지식 바이러스가 급속히 우리 사회에 전파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부 지식인들의 활동과 주장은 학문적으로 건전한 진보와 보수의 대결을 넘어 사회적 대혼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이념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쪽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있어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이념적 대립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 협력이라는 틀속에 이념적 갈등을 해소하려고 하는 모순된 상황에 처해 있어 지식인들의 이념적 주장이 자칫하면 사회혼란과 소요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식인들의 정체성은 우리 역사의 근간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고 우리 국민들에게 발전적 비전을 제시하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정치적 자유와 학문의 자유는 여전히 존중하면서도 지식인은 학자적 양심에 입각하여 행동하되 소모적 논쟁이 아닌 미래지향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 발전의 큰 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간혹 아카데미즘이 학자의 학문적 자유를 사회 대립요소로 끌어냄으로써 뜻하지 않은 갈등요인을 제공하고 그 해결은 공권력에게 맡기는 무책임성도 없진 않다. 이러한 사회적 소요에 대한 예측 및 해소방안까지 제시하는 것이 지식인의 몫이기 때문에 지식인들의 글과 행동은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식인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횃불이 되어야 한다. 아카데미즘의 진정한 이상은 공공성과 보편적 가치를 표방하고 인류애에 바탕을 둔 초정파적, 초이념적, 탈계층적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데 있다. 그동안 이러한 사회의 소금역할을 지식인들이 학문적 자유를 통하여 수행해 왔기 때문에 지식인들은 일반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지식상품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위해 인터넷 매체나 언론 등 여론 시장에서의 전체 지식상품 유통에 대한 세심하고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가 매우 필요한 시점에 우리는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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