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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출판협회, '2021 올해의 우수도서' 23종 선정 발표
한국대학출판협회, '2021 올해의 우수도서' 23종 선정 발표
  • 김재호
  • 승인 2021.12.22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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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 문화', '8세기 말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두 갈래 여정'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 선정
15개 대학출판부 115종 가운데 학술 10종, 교양 9종, 대학교재 4종 선정
대학출판 특성 살린 기획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도서 눈에 띄어

(사)한국대학출판협회(이사장 신선호)가 ‘2021 올해의 우수도서’ 23종을 선정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협회 회원교에서 최근 1년간(2020년 12월 1일 ∼ 2021년 11월 30일) 출간한 도서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접수된 15개교 115종의 도서를 대상으로 독창성, 완결성, 시의성을 기준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 것이다. 분야별로는 △학술 10종 △교양 9종 △대학교재 4종이다. 심사는 12월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으며 이권우 도서평론가와 이현우 서평가가 참여했다.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로 선정된 '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 문화' 표지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로 뽑힌 배기동의 『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 문화』(한양대 출판부)는 고고학의 대표학자가 저술한 책이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할 만하다. 서구 고고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아시아적 특성을 분석하고 해석할 학문적 역량, 과도한 민족주의의 함정을 피해 고고학적 자료를 인류사적 시각에서 그 의미를 해석해낼 역량을 두루 갖춘 학자이기 때문이다. 책이 다루는 역사 시기는 구석기까지로 제한되어 있으나 공간은 아시아 전체로 확산되어 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를 맞이해 고기후를 다룬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공서로서뿐 아니라 교양서로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는 평이다.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로 선정된 '8세기말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두 갈래 여정' 표지

역시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로 뽑힌 『8세기말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두 갈래 여정』(영남대 출판부)은 프랑스 둔황학의 대부라 할 만한 폴 펠리오의 저서를 초역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책은 당의 가탐이 떠난 사신 여정을 주제로 삼았다.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인 데다 기존 학설의 오류를 바로 잡고 통일신라의 외교관계까지 언급된 책임에도 그동안 번역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대학교재 부문 최우수도서인 'Your Move' 표지

대학교재 부문에서도 최우수도서가 나왔다. 『Your Move』(충남대 출판문화원/궁미디어)이 그것으로, 움직임 창작 교육에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목표에 충실한 책이다. 이 책은 모티프 라이팅(Motif Writing)을 다루었는데,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동기, 사상, 목적을 기록하는 법을 말한다. 우리 출판 현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무용 관련도서인데, 이번의 번역을 기반으로 국내 전공자들의 책도 출간되기를 기대해 본다. 교양 부문에서는 최우수도서를 내지 못했다.

 

한편, 이 우수도서 선정제도는 전국 47개 대학출판부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대학출판협회의 주요 연례사업으로, 한국 학술출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출판부 출간 도서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 양서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7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다.

 

이권우 도서평론가. 사진=한국대학출판협회

심사평 / 심사위원: 이권우 도서평론가(심사평), 이현우 서평가

팬데믹 상황에서도 최선 다해 ... 상업출판이 가지 않은 길 묵묵히 가기를

대학출판 진흥을 위한 (사)한국대학출판협회의 ‘2021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사업은 전국 15개 대학에서 출품한 총 115종을 대상으로 독창성, 완결성, 시의성을 기준으로 하여 심사를 진행했다. 선정도서는 3개 부문 총 23종으로, 학술 부문 10종, 교양 부문 9종, 대학교재 부문 4종이며, 이 가운데 3종을 최우수작으로 골랐다.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로 뽑힌 배기동의 『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 문화』(한양대 출판부)는 고고학의 대표학자가 저술한 책이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할 만하다. 서구 고고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아시아적 특성을 분석하고 해석할 학문적 역량, 과도한 민족주의의 함정을 피해 고고학적 자료를 인류사적 시각에서 그 의미를 해석해낼 역량을 두루 갖춘 학자이기 때문이다. 책이 다루는 역사 시기는 구석기까지로 제한되어 있으나 공간은 아시아 전체로 확산되어 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를 맞이해 고기후를 다룬 대목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공서로서뿐만 아니라 교양서로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는 평이다. 

역시 학술 부문 최우수도서로 뽑힌 『8세기말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두 갈래 여정』(영남대 출판부)은 프랑스 둔황학의 대부라 할 만한 폴 펠리오의 저서를 초역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책은 당의 가탐이 떠난 사신 여정을 주제로 삼았다.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인 데다 기존 학설의 오류를 바로 잡고 통일신라의 외교관계까지 언급된 책임에도 그동안 번역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대학교재 부문에서도 최우수도서가 나왔다. 『Your Move』(충남대 출판문화원)이 그것으로, 움직임 창작 교육에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목표에 충실한 책이다. 이 책은 모티프 라이팅(Motif Writing)을 다루었는데,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동기, 사상, 목적을 기록하는 법을 말한다. 우리 출판 현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무용 관련도서인데, 이번의 번역을 기반으로 국내 전공자들의 책도 출간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들 가운데 먼저 학술 부문에서는 고려대 출판문화원의 도미니크 랭세의 3부작과 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의 『브레히트 연극사전』이 돋보였다. 앞의 책은 프랑스문학의 황금기라 할 19세기 문학일반과 시, 특별히 보들레르를 다루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두루 사랑받을 만한 책이다. 뒤의 책은 브레히트 희곡 해설은 물론이고 중요 개념과 영향관계에 있는 인물까지 주제어로 삼아 펴냈다. 이른바 소격이론으로 연극의 지평을 확장한 문제적 작가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교양 부문의 우수도서 가운데  정환승의 『태국 들여다보기』(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는 한낱 여행지로만 아는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김응빈의 『온통, 미생물 세상입니다』(연세대 대학출판문화원)은 청소년도 읽을 만한 교양서로 집필했다는 점에서,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경희대 출판문화원)은 나치 동조자인 하이데거와 유대인 제자들의 관계를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올해 특별히 교재 분야의 성과가 빈약했다. 비대면 강의가 지속되면서 이와 관련된 책이 활발히 출간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다. 연구업적이 빼어나 강의의 밑거름이 되고, 그 강의의 열매가 교재로 나타날 때 다시 강의 수준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내년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 전체의 활력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특히 비대면 교육을 유지해야 했던 대학 상황을 고려해 보면, 비록 출품종수나 다양성에서 예년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대학출판부가 선전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상업출판이 미처 가지 않은 길을, 대학출판계가 묵묵히 걸어가길 바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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