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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밖으로 확장시킨 다양성 배우는 기회
캠퍼스 밖으로 확장시킨 다양성 배우는 기회
  • 유무수
  • 승인 2021.12.2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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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다름과 어울림』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 지음 | 동아시아 | 308쪽

현실에 대처할 때 다름의 각도를 상상에 포함시키고
대화·배움으로 시야 넓히며 자신 지키는 기회 얻어야

고려대는 2019년 3월에 ‘다양성 위원회’를 만들었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어울림을 고민하면서 2020년 6월부터 월간 <디베르시타스>(Diversitas, 다양성)를 발간했다. 이 책은 다양성에 관한 논의를 캠퍼스 밖으로 넓히려는 시도로써 다양한 전공분야의 교수들과 사회의 여러 전문가들의 글을 모았다.

 

이보라 고려대 교수(교육학과)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학습 장면 만들기」에서 박사과정의 학습경험으로 글을 시작했다. 미국의 강의실에서 지도교수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토론을 주문했고, 하나의 토론이 끝날 즈음에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았던 학생들이 수업 중에 발언하면서 적극 참여할 수 있었고, 외국인 학생들은 수업내용을 다채롭게 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다름에서 불편함이 아니라 어울림의 의미가 부각됨으로써 수업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교수와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진취적인 성실성과 관용의 의지가 있었기에 배움이 풍부해졌다.

이대현 영화평론가는 「영화에서 만나는 다양한 시선들」에서 「글래디에이터」(2000)라는 영화를 볼 때 적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면 전쟁영웅 막시무스를 죽이려는 코모두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코모두스는 현실에 대처할 때 다름의 각도를 상상에 포함시킬 줄 몰랐기에 황제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충신인 막시무스와 원수가 되는 선택을 했다. ‘이해’의 지평이 편협했기에 질투와 초조와 갈등생산의 인생을 살면서 로마도 자신도 망치고 말았다.

종교 신학자 레너드 스위들러(Leonard Swidler)는 “실재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기술은 둥그렇게 원을 그리면서 서 있는 관찰자들 가운데 있는 객체를 보는 것 같다. 객체에 대한 나의 견해와 기술은 참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 원의 다른 면에 있는 어떤 사람이 인식하고 기술하는 것을 포함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름은 일차적으로 대화와 배움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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