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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이광주 인제대 명예교수 대학개혁에 ‘쓴소리’
화제: 이광주 인제대 명예교수 대학개혁에 ‘쓴소리’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5.09.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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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의 씁쓸함

대학사학회와 한국서양문화사학회가 지난 9월 23일 개최한 ‘변화와 혁신 위에 선 대학의 방향’ 공동학술대회에서 서구 大學史에 정통한 학계원로인 이광주 인제대 명예교수(사진)가 현재의 대학개혁을 비판해 주목을 끈다.

이 교수는 현재 추진되는 “학과와 학부, 컬리지와 대학의 통폐합, 응용-기술 과학의 중시, 산학협동을 위한 교과와 교수 방법의 쇄신” 등이 모두 바람직한 개혁 방안이면서도 “대체로 경제적 마인드, 기업의 논리에 의해 관통되고 있다는 인상을 씻을 수 없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이 교수는 “최근 K대학이 한국신용평가로부터 포스코 같은 우량기업이 받는 최고등급(AAA)를 받은 것”을 이 같은 사례의 중심에 놓았다. “한국신용평가는 K대학을 심사하면서 총장의 경영철학, 교육 프로그램의 질과 브랜드 인지도, 졸업생 네트워크(인맥관계), 기부금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하였다고 한다. 신용등급은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등급이 높을수록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흥미 있는 기사이다. 흥미 있다고 함은 대학 평가가 기업 평가와 꼭 같은 기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니 말이다.”

이 교수는 “대학 평가가 이 땅에서도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안다”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오늘날 이 땅의 대학 개혁에 있어 가장 부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른바 ‘신용등급’의 업그레이드가 아닌가”라는 점을 지적하며 “학과 학부 및 컬리지의 통폐합 혹은 대학 통합과 같은 재정적 안정을 위한 개혁이 최대의 과제로서 부각되고 있는 사실”을 통탄했다. 다른 모든 시급한 개혁을 외면하면서 말이다.

이 교수는 결론에서 “지금 우리의 대학 개혁에 있어 경계할 것은 대학 시스템의 다양화나 차별화를 가로 막는 ‘평등’의 이데올로기와 집단 이기주의 그리고 특히 산업의 논리, 기업의 논리에 의해 대학 문제를 생각하는 어리석음”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대학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함께 성찰할 때라고 충고했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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