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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말기 친구, 의사인 나는 알려줘야 할까
간암말기 친구, 의사인 나는 알려줘야 할까
  • 유무수
  • 승인 2021.11.2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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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죽기는 싫으면서 천국엔 가고 싶은』 에이미 거트먼 외 1인 지음 | 박종주 옮김 | 후마니타스 | 440쪽

모든 의사들이 진실 말하는 게 윤리적이라고 간주
불편해도 넓고 깊은 진실을 찾고 나누는 게 낫다

최화숙 호스피스 간호사의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안내서』에는 갑자기 죽음을 직면한 환자의 사례가 나온다. 60세 환자는 친구가 의사로 있는 종합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평소 사리분별이 정확했고 또한 경영하던 세 개의 회사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의사는 잔여수명이 3개월인 간암말기라고 알려주었다. 그 직후부터 환자는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덜덜 떨기 시작했다. 암 진단의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숨겨야 하는가.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1961년의 의사들은 환자에게 암 진단을 숨겼으나, 1979년에는 거의 모든 의사들이 진실을 말해주는 게 윤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책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의료윤리를 가르치는 두 저자가 생명윤리학의 쟁점을 다룬다. 생명윤리학에서는 생명이 걸려 있기에 불편한 진실의 상황에서 ‘인간존중, 자율성존중, 선행, 정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수렴하고자 한다. 1900년 생 미국인의 기대 수명은 47세였고, 20세기 초에는 80 세로 늘어났다. 자연히 현대인은 의학, 공중보건, 생명과학 연구 등에 결부될 기회와 가능성도 풍부해졌다. 의료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은 높아졌고, 1970년대에는 드물었던 생명윤리학 교육은 의학교육의 확고한 일부분이 되었다. 코로나19 백신주사는 인류전체가 얽혔다. 

간암말기 환자의 경우 의사의 예측은 빗나갔다. 냉철한 판단력이 확고하게 보였던 친구가 간암말기의 사실을 알았을 때 공포로 마비되고 말았다. 다행히 이 사례에서는 호스피스 간호사의 도움으로 결국 평온한 죽음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진실을 숨길 때보다 알려주었을 때, 그리고 간호사가 전해준 생명윤리의 진실이 더해짐으로써 삶의 진도가 더 깊어지고 충실해질 수 있었다. 

병목구간에서 자신 승용차 앞으로 연속해서 두 대가 빠져나가는 정도의 불편에서도 이성이 마구 흔들리는 판국인데 건강과 생명이 좌우되는 딜레마에서 큰 당황은 인간의 필연이다. 불편할지라도 더욱 넓고 깊은 진실을 찾고 듣고 나누는 수밖에 없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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