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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
  • 이지원
  • 승인 2021.11.19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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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시드 할리디 지음 |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448쪽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기원과 본질

 

"이스라엘, 가자지구 130곳 공습", "핏빛 팔레스타인… 하마스 로켓포 쏘자 전투기로 보복"…….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이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광경은 너무나 익숙하다. 가장 최근인 2021년 5월 열흘간 벌어졌던 유혈 충돌에서도 팔레스타인인이 300명 가까이, 이스라엘인이 12명 사망했다. 미국의 국제관계 평론지 『포린 어페어』는 이번 분쟁을 '더 폭력적인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팔레스타인은 어쩌다 '중동의 화약고'가 되었을까? 왜 이 전쟁은 한 세기 넘도록 끝나지 않을까?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역사학자 라시드 할리디의 신간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기원과 성격을 '정착민 식민주의'로 규정한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인디언을 학살하고 미국을 세운 것처럼, 영국과 미국 등 열강을 등에 업은 시온주의가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몰아낸 뒤 정착민으로서 밀고 들어왔다는 것.

오늘날 두 나라의 빈번한 충돌 역시 100년간 이어져 온 식민지 전쟁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이 책은 2020년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관점에서 분쟁 전반을 기술한 보기 드문 수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놈 촘스키, 아비 슐라임 등 세계적인 석학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저자 본인이 팔레스타인에 수백 년간 뿌리를 둔 명문 가문 할리디가(家) 출신으로, 역사적 현장에 있던 일가친척의 발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팔-이 분쟁사 연구에 깊이와 생생함을 더했다. 1917년 밸푸어 선언부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오늘날 가자지구 공격까지 여섯 번의 결정적인 시기를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정착민 식민주의 연구를 위한 탁월한 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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