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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 'Power Imagination' 프로그램
연세대의 'Power Imagination' 프로그램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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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만 참여가능…한 학기에 지적재산권만 18건

최근 기업마다 종합적인 설계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각 대학이 공학인증제를 점차 도입하는 분위기다. 대학들은 특히 창의설계교육 과목을 만들어 학생들의 상상력을 촉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공학교육이 학부 3~4학년에게만 적용되면서 신입생들이 공학에 대한 흥미를 잃고 타 전공으로 이동할 뿐 아니라, 어렵게 학부 고학년까지 자리를 지킨다 하더라도 이미 ‘머리가 굳어’ 창의적 발상에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해부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과대학 신입생을 위한 Power Imagination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상상설계공학’이란 과목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연세대 공과대학 신입생 상위 10%만이 참여한다.

‘상상설계공학’은 매주 4시간의 강의 수업과 2~4시간의 실습수업으로 구성된다. 강의수업은 2시간의 통합수업과 2시간의 분반수업으로 구성되는데, 학생들은 컴퓨터 설계, 특허, 마케팅 및 홍보, 제품개발론 및 설계방법론, 사고하기 등을 배운다. 실습수업에서는 제품제작을 위한 다양한 모형기기 및 RP, 레이저 조각기 등의 장비에 대한 직접 체험이 이루어진다.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주제도 던져주지 않는다. 학생들은 정의되지 않은 실생활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찾고, 생활을 바꿀 제품을 고민해야 한다. 강도 높은 사유를 요구하는 셈인데, 이는 ‘사고하기를 강요’하는 것에서부터 ‘자발적인 사고하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다양한 사고를 통해 얻어진 아이디어들은 제품개발을 통해 구체화되고, 특허·마케팅 등의 교육을 통해 기업에서의 제품개발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2004년 수업에서 학생들은 특허 3건을 포함해 18건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대표적인 학생 제품으로는 정전기를 이용해 게시물을 붙일 수 있는 ‘정전기 게시판’, 앉아서 캔 음료를 꺼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한 자판기 ‘NOBENDY', 넘어져도 쏟아지지 않는 페트병 ’ASPET'등이 있다.

연세대 기계공학부 측은 ‘상상설계공학’이 학생들에게 공학에 대한 내적동기를 부여하고 자발적으로 사고하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2004년 ‘상상설계공학1’을 수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상설계공학2’를 수강신청 받은 결과, ‘상상설계공학1’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자 학생들이 방학 동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차성운 교수는 “이는 수업에 대한 내적 동기의 부여, 나아가 공학에 대한 내적 동기를 부여 받아서 일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상설계공학’은 학생들의 우뇌 개발에도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이 수업을 수강한 31명의 학생들을 MBTI 유형 변화를 살펴본 결과, 대상 학생 중 20명이 우뇌가 발달한 것을 확인했다. 기계공학부 측은 데이터 부족으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자발적 사고하기를 통해 학생들이 사고하기가 습관화 돼 상상력과 창의성 등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차성운 교수는 “상상설계공학 수업이 학생들에게 더 큰 내적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1학년 이후 추가적인 교육과정과의 연계 속에서 연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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