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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기술 누리호, 희망을 쏘아 올리다
극한기술 누리호, 희망을 쏘아 올리다
  • 채연석
  • 승인 2021.11.09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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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의 의미와 과제 (하)

1단 로켓의 재사용과 고성능 로켓엔진 연구 필요
최소 연간 2~3회는 발사하도록 정부가 보장해야

KSR-3 액체추진제 과학로켓, 나로호 발사 등을 바탕으로 2010년 3월, 지구 저궤도에 무게 1.5톤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무게 200톤급 중형우주발사체인 누리호를 개발을 시작하였다. 현재 지구 저궤도에 무게 1.5톤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유럽우주기구(ESA) 등 6개국 정도이다. 

누리호의 1단 로켓과 2단 로켓에 사용하는 추력 75톤급 액체 엔진은 추진제인 등유와 영하 183도의 액체산소를 폭발시켜 대기압의 60배 압력에서 3천500도의 연소가스를 배출, 추력을 만드는 특수엔진이다. 액체 엔진은 우주를 날아가는 고압 용광로이며 대표적인 극한기술이기 때문에 확보가 어려운 것이다. 추력 30톤 엔진을 개발하며 연소실과 터보펌프를 연구 개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추력 75톤급 엔진을 개발엔진은 개발하려는 것이다. 

제2발사대에 기립된 누리호. 누리호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로켓엔진은 추력이 클수록 연소실의 직경도 커져서 불안전연소가 잘 발생한다. 불안전연소는 갑자기 연소실 압력이 높아져서 엔진이 폭발하는 현상이고 KSR-3 엔진 개발 때부터 발생했지만 해결에는 어려움이 많다. 1단 로켓에는 75톤 엔진 4개를 붙여서 사용하여 300톤의 추력을 만든다. 2단에는 75톤 엔진 1개를 사용하고 3단에는 추력 7톤 엔진 1개를 사용한다. 

엔진의 성능이 안정되어야하기 때문에 많은 지상연소시험이 필요하다. 1단 엔진은 33기를 제작하여 184회를 시험했는데 누적연소시간은 1만8천290초이다. 추력 7톤 엔진은 12기를 제작해서 1만6천925초를 연소시험 했다. 지난달 21일 발사에서 1, 2, 3단의 엔진이 모두 양호하게 작동한 이유도 개발단계에서 많은 시험을 한 까닭으로 생각된다. 

누리호에 사용한 로켓엔진은 모두 추진제로 케로신(등유)과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이 추진제 조합은 현재 우주발사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머스크의 스페이스 X, 펠콘9 우주발사체에서도 사용한다. 성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효율은 액체산소·액체수소 조합이 더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지상을 이륙할 때 추력이 부족해서 부스터로켓을 사용해야 한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일본의 H-3,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 V도 이래서 고체 추진제 부스터를 사용한다. 

 

추진제로 등유와 액체산소를 사용

우주발사체의 기체는 가볍고 튼튼해야 한다. 누리호 기체 중 가장 덩치가 큰 것이 추진제 탱크이다. 누리호의 발사 시 무게는 200톤이다. 이 중 182.5톤이 추진제인데 이는 전체 무게의 91.25%에 해당한다. 많은 추진제를 담기위해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가벼운 탱크의 벽 두께는 2~3밀리미터이다. 영하 183도의 액체 산소를 탱크에 채우고 최고 속도 초속 7.5km까지 달린다. KTX의 90배로 빠른 속도이다.   

누리호의 설계 성능은 무게 1.5톤의 위성을 700킬로미터 높이의 궤도에 올릴 수 있다. 승용차를 700킬로미터의 높이에서 지구를 돌 수 있게 할 수 있는 성능이다. 

누리호의 높이는 47.2미터, 1단 직경 3.5미터, 2단 직경 2.6미터다. 37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역사 이래 우리 스스로 만든 가장 복잡하고 가장 높이 올라가고 가장 빠른 가장 비싼 운반체라고 생각된다. 우리 스스로 이런 엄청난 기계를 만들었다는 것은 우리의 과학기술수준과 경제력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 왔다는 증거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기죽지 말고 세계 최고를 위하여 도전할 만한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시험발사를 통해 확인된 누리호의 성능  

작년에만 26회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펠콘 9은 현재 전 세계의 상업위성 발사시장을 휩쓸고 있다. 머스크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우주발사체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아폴로 계획 등 우주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여 우주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 놓아서 미국에서는 원하는 로켓 기술과 기술자를 모두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우주발사체분야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1단 로켓의 재사용, 고성능 로켓엔진 등 새로운 로켓기술의 연구를 지속하고 확보한 누리호 기술을 산업체가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 연간 2~3회 발사는 정부가 보장해주어야 할 것이다.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는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자의 꿈을 심어줄 것이며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과 과학기술자의 능력이 세계 최고의 수준임을 잘 보여줄 기회라 생각된다.

지난 30년간 국산 액체 로켓 연구와 누리호 개발을 위해 수조 원의 연구비를 묵묵히 지원 해준 정부와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 연구현장에서 모든 열정을 불사른 연구원과 산업체의 기술자와 함께 내년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해본다.

 

채연석
항공철도사고조사 위원장(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경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제6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첨단기술의 과학』(공저) 등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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