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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년 교수들의 처우 개선
비정년 교수들의 처우 개선
  • 김병희
  • 승인 2021.11.03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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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김병희 편집기획위원 /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병희 편집기획위원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학교수는 두 종류로 나뉜다. 불행한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다.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 집단과 정년이 보장되지 않은 교수 집단이 그 둘이다. 일반 기업에 비유하자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다. 하는 일은 똑 같다. 교수는 연구, 교육, 봉사라는 세 영역에서 활동하는데, 정년 트랙 교수든 비정년 트랙 교수든 똑 같이 한다. 아니, 비정년 트랙 교수들이 더 열심히 한다. 그런데도 연봉은 차이가 많다. 눈치 챘겠지만 더 열심히 일하는 비정년 트랙 교수의 연봉이 훨씬 적다.

김대중 정부는 정보화 사회를 앞당기며 많은 성과를 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으로부터 서둘러 벗어나기 위해 비정규직을 만든 것은 잘못한 일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아 직군 갈등의 씨앗을 뿌렸다.  기업에서 어지간해서는 정규직을 뽑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 마찬가지로 교육부는 교수 충원율 산정에 비정년 트랙 교수도 인정해줌으로써 대학 본부에서 정년 트랙을 뽑기보다 비정년 트랙의 채용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대학의 재단이나 대학 본부는 이 제도를 기막히게 잘 활용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정년 트랙으로 전환시켜 줄듯 비정년 트랙의 교수들에게 희망 고문을 하는 힘 있는 자들의 태도는 가장 심각한 문제다. 트랙 전환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라도 있다면 모르겠다. 질적으로 우수한 논문 편수가 많아도, 외부 연구비의 수주 실적이 기준을 능가해도, 학생 취업을 열심히 시켜도, 재단에 충성하지 않으면 절대로 정년 트랙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은근히 충성 경쟁을 유도하면 교수끼리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사 공부까지 하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바쳤건만 받는 월급은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에 가까운 쥐꼬리 수준이다. 대학 본부나 재단 입장에서는 세상에 이런 가성비가 없다.

이 모든 것이 교육부의 제도 때문이다. 정치적 선택이었든 진심이었든 간에 인천공항공사는 자격을 갖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대학 어디에서도 비정년 트랙 교수 전원을 정년 트랙으로 전환한 사례는 없다. 교수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자 교수 간에도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비정년 교수들은 정년 교수들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대학의 교수회의에서도 서먹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정년 트랙 교수들은 발언도 많이 하지만 비정년 트랙 교수들은 오직 침묵뿐이다.

앞으로 교육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예산을 투입하기를 바란다.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국가장학금은 이제 기준을 높이고, 남은 예산으로 비정년 트랙 교수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투자하기를 바란다. 국가장학금을 받아도 감사할 줄 모르고, 심지어 부모를 속여 등록금을 받아내고 국가 장학금까지 받아 애인과 해외여행을 가는 학생도 있다. 국가장학금 예산의 일부만이라도 비정년 트랙 교수들을 위한 처우 개선에 투자하기 바란다. 그리고 비정년 트랙 교수들의 신분 불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교육부 공무원들은 실효성이 높은 구체적인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 

김병희 편집기획위원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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