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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놓친 것들…차기 정부에 바란다
​​​​​​​‘4차 산업혁명’이 놓친 것들…차기 정부에 바란다
  • 김재호
  • 승인 2021.11.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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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교수신문 공동기획
‘4차 산업혁명과 빛과 그림자’ 좌담

<교수신문>은 지난 1년 동안 ‘과학기술 사각지대를 말하다’를 연재해왔다. 이번 좌담회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 역시 이 연재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그동안 ‘과학기술 사각지대를 말하다’는 △1회: 공생공락으로서 과학기술 △2회: 기초과학의 보호 △3회: 융합교육 △4회: 이공계 대학원생의 위상 △5회: 기초연구의 질적 전환 △6회: 지역 공과대 문제 △7회: 캠퍼스 내 유리천장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소외된 이슈들을 다뤘다. 

지난달 26일 열린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 좌담회는 <교수신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사회적 약자·환경에 대한 고려 부족한 기술중심적 정책
도구적인 관점 탈피하기 위해 사람과 생태주의 반영해야

김소영 카이스트 교수(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장)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융합의 시대임이 매우 강조됐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이전 정부들의 ‘혁신녹색성장-창조경제’와 다름 없는 것인지, 그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벌써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는 향후 5년 국정 운영의 방향과 기조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동안 국가 중심적인 과학기술 운영에서 잘 다루지 못했던 이슈들을 재확인하고 목소리를 담아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만큼 지난 4∼5년 사회를 휩쓸고간 단어는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수많은 사업과 정책들이 펼쳐졌다. 4차 산업혁명은 뼛속까지 기술융합의 시대임을 엄청나게 많이 강조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노무현 정부의 ‘혁신’,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다름 없는 것일까. 11월부터 내년 3월 대선까지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다음 정부의 키워드가 부상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도흠 한양대 교수(국어국문학과) 「4차 산업혁명의 인류사적 의미와 대안적 미래의 상상」 

 

“4차 산업혁명으로 디스토피아 혹은 유토피아가 도래하느냐 걱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과학기술이 자본주의 체제와 결합할 것인가 아닌가이다.” 

수많은 4차 산업혁명 담론이 3차 산업혁명인 디지털 혁명과 비슷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과 구분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은 생명을 조작하고 창조하는 ‘호모데우스’의 지위에 올랐다. 또한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와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의 위기나 종말이 발생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초연결사회에서 공유경제가 확대하면서 동시에 불평등이 극대화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가 공유되면서 권력이 분산되고 있다. 그러나 빅브라더를 넘어서 빅마더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통제할 수 있다. 

대안을 상상하기 위한 두 가지 전제로 첫째, 인간의 본성은 선하며 이타적·협력적이다. 둘째, 자본주의 체제가 비정상이고 인간은 99.9%의 역사 동안 평등한 공동체로 살았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신자유주의 체제가 해체돼야 대안의 사회 건설이 가능하다. 

문제는 생산성이 아니라 생산관계이다. 국가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생태복지국가로 전환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부합하는 정의의 구현과 새로운 윤리의 정립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의 과제로 캐나다가 혁신기술연구소(CIFAR)를 만들면서 지원만 하고 간섭 없이 30년간 운영해온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로써 캐나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국으로 부상했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IT정책전문대학원) 「혁신의 기술 너머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는 시민의 생체·활동정보로부터 나온다. 데이터는 산업의 원유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 문제를 만든다.”

4차 산업혁명 요소 기술을 보면, 데이터·알고리즘, 플랫폼,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안면인식기술 등이 번들로 한꺼번에 등장했다. 이 가운데 발생한 신화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데이터는 원유인가.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원유 역할을 한다고 간주한다. 원유가 기후위기 만들었듯이 데이터 역시 개인 정보 문제를 낳는다. 둘째, 기술은 환경 친화적인가. 생태·환경 문제를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 데이터 활동이 반생태 효과를 급증시킨다. 예를 들어, 구글 검색에서 5∼10mg 탄소가 배출된다. 기술활동을 하면 할수록 탄소 소모와 연결된다. 

셋째, 기술은 안전, 효율, 편리를 선사하는가. QR코드는 방역을 위해 필요한 절차이나 다양한 건강·백신정보가 결합된다. 기술은 효율성의 논리이기에 기술에 계속 의존하다보면 인권을 고려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넷째, 기술은 선택과 다양성이란 풍요를 선사할까. 사회적 간극을 상업화한 SNS 소통이 대체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성이 플랫폼 업체에 의해서 대체되는 가운데, 어떻게 좀 더 호혜적인 공통 감각을 만들어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현재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기술 방향은 다음과 같다. △기후위기: 그린뉴딜 등 탈탄소 생태전환과 조응하는 기술 대안으로서 생태 친화 기술 △그림자·유령노동: 플랫폼 기술 연대와 상생의 노동 조건 마련을 위한 상생의 기술 △비대면 자동화 사회: 사회적 공통감각을 위한 민주적 기술 설계로써 기술인권사회.  

 

손화철 한동대 교수(글로벌리더십학부) 「4차 산업혁명, 거짓말인가 실패한 구호인가?」

 

“문재인 정부는 미래 트렌드를 지칭하는 개념을 정책의 키워드로 잡고서도 대응 전략이 부재해 혼란이 더 커졌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구호가 불명확했다면 잘 가공해서 활용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다른 분야에서의 개혁성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정책의 측면에서는 전임정부들의 낙후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많은 연구계획서·사업제안서에 ‘녹색성장’, ‘창조경제’ 대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갔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구호를 제대로 가공하지 못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기술발전은 선이고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된다”라는 강박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과학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의미체계를 바꾸는 힘을 가진다는 철학적 이해는커녕, 도구적 이해에도 이르지 못한 신화적 태도를 갖고 있다. 무엇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지도 모르고 개발하자고 한다.

과학발전을 당위로 보고 그 발전의 대오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불가피한 희생으로 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메타버스를 몰라도 기술에 도태되는 것이 아니다. 과학기술 정책 수립의 지향점은 첫째, 과학기술 선도국으로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둘째, 미래를 수동적으로 맞이하는 게 아니라 기획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셋째, 전문가들은 전문가 중심주의에서 탈피해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그들을 설득하는 태도, 의지, 역량을 함양해야 한다. 

‘과학기술중심사회’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역대 정부별 과학기술 전략은 과학기술 강국, 선진일류국가, 과학기술혁신 등을 강조해왔다. 

노무현 정부(2003∼2008)는 국정 패러다임으로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을 내세웠다. 2003년 5월, 「참여정부의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과학기술 8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사회시스템을 다원화·합리화하려는 미션을 가졌다. 

이명박 정부(2008∼2013)는 ‘선진일류국가 도약’을 위해 2008년 8월,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기본계획: 577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7대 과학기술 강국 실현을 목표로 경제성장·일자리 창출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근혜 정부(2013∼2017)는 ‘창조경제 실현’을 국정 방향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2013년 6월,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당시 창조경제 개념에 대해 설전이 벌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 부흥, 국민 행복 기여, 창조경제 기반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2017∼)는 당선된 해 11월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 같은 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고, 이 위원회는 2019년 10월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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