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나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휴가나 기념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거나 하는 틀에 박힌 가족사진이 아닌 그 이상의 사진을 찍고자 했다. 왜냐하면 이런 사진들은 온통 행복함과 특별함만으로 가득해 나중에 보면 그때 그 시절의 아늑한 회상에 잠기게 되곤 하는데 이것은 자칫 어린 시절의 생활이 거짓된 사회통념의 하나로 여겨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일상과 어린 시절의 지나친 풍요 때문에 겪어야만 했던 사건사고, 반항,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행동들, 깊은 상념에 젖어있는 순간의 조용함 등 이러한 것들이 진정한 어린 시절의 모습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지루할 정도의 반복적 일상에 더욱 흥미를 가졌으며 그러한 것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였다. 물론 사진작업에 있어 절대 객관적일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엄마이며 동시에 사진의 기록자라는 입장에서 주관적이며 또한 특수한 상황이었다. 엄마, 그리고 기록자라는 두 가지 역할에서 나는 본능적으로 엄마로서의 역할에 우선할 수밖에 없었으며 때론 카메라를 잡고 있어야 했을 손에 아이들을 어루만지거나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극적인 순간포착을 놓치고 마는 경우는 허다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 진행 중 초기의 많은 작업들은 아이들이 조용할 때 이거나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또는 정지 상태의 모습들이다."
<텍스트출처: 네오룩http://neoloo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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