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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새롭게 생겨나는 학회들
동향: 새롭게 생겨나는 학회들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5.07.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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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 미세화 경향...'죽음'.'웃음' 등 이색학회도

올해 가장 먼저 생겨난 ‘한국색채디자인학회’(회장 박연선 홍익대)는 지난 5월 2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색채학회가 있긴 했으나, 워낙 포괄적이었고, 홍익대 대학원에 색채학이 개설되면서 디자인학회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창립했다. 초대 회장 박연선 홍익대 교수(색채)는 “국제교류와 함께 각 분야의 전문인들이 소통하여 체계적인 정보를 통해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디자인과 접목 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해양바이오학회’(회장 김세권 부경대)는 지난 5월 26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기인 취지문을 통해 전국에 산재해 있는 해양·수산분야의 교육기관과 연구기관, 산업기관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학문의 발전과 국가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 학회는 앞으로 산업기술정보지 발간과 학술적 기술적인 조사 및 연구, 연구의 장려 및 연구공적의 포상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요즘 생기는 학회들은 점점 주제화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지난 6월 17일 부산시청에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 ‘조선통신사학회’(회장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는 조선통신사 관련 연구가 사관이나 실증에 편향된 경우가 많아 균형있는 학문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창립준비위원장이었던 강대민 경성대 교수(역사이론)는 “한일간의 학자들이 모인 문화사절의 의미가 있으며,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문제 등을 학문적으로 정리해서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남주 부경대 전 총장, 김동철 부산대, 한태문 부산대, 박화진 부경대 교수 등 1백여명이 가입했고, 점차 국제적으로 일본 30명, 미국과 중국 각각 20여명의 연구자를 확보할 계획.

‘한국프랑스철학회’(회장 남기영 경희대 명예교수)가 지난 5월 14일 드디어 학회를 발족시켰다. 1990년대 중반 프랑스철학 연구자들이 양적·질적으로 늘어난 데 비해 선후배나 동료들의 대화공간이 없었고, 이들은 현상학회나 해석학회, 근대철학회 로 나뉘어졌다. 이에 소통의 장을 마련코자 최화 경희대, 김상환 서울대, 서동욱 서강대, 박치완 한국외대 교수, 조광제 철학아카데미원장 등 8명의 학자들이 창립준비를 했다. 김상환 교수는 “아카데미즘 안팎을 다 아우르며, 철학과 문학, 예술 등의 학제간 연구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구보 박태원의 창작의 고향인 청계천 복원 완공을 앞둔 가운데, ‘구보학회’(회장 김상태 전 이화여대 교수)가 6월 4일 창립됐다. 6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종회 경희대, 오양호 인천대 교수 등이 부회장으로, 최혜실 경희대 교수가 총무이사로 선출됐다. 1930년대 모더니즘 작가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월북의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구보에 대한 재해석과 함께 문화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에 있다.

대중음악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연구를 위해 ‘한국대중음악학회’(회장 김창남 성공회대)가 6월 22일 창립준비모임을 가졌다. 신현준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박애경 연세대 교수 등 30명이 회원. 회장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문화이론)는 “대중음악에 대한 서지학적, 역사고증 정리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죽음학회’와 ‘한국웃음학회’는 이색적이다. 수준높고 건강한 웃음문화를 창조하겠다는 취지 아래 설립된 ‘한국웃음문화학회(공동대표 서대석 서울대, 김웅래 인덕대)’는 말 그대로 코미디학회다. 과거 구비문학에서는 소화, 재담, 만담 등이 있으나 현대에 계승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여겨 학계와 개그맨 들이 손잡고 만들었다. 서대석 서울대 교수(구비문학)는 “학자들은 웃음의 원리나 텍스트 정리, 예술로 가치평가를 하고, 작가나 배우들은 보다 효과적인 표현을 연구한다”라고 말한다.   

6월 15일 서울대에서 과학기술계·산업계 등 88명이 모여 ‘한국혁신학회(가칭)’창립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이 학회는 올 9월 창립총회를 위해 내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교육, 기업, 연구 등 사회적 혁신전반에 걸친 연구를 하기 위해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오연천 서울대 교수 등이 뭉친 학회다.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진 신생학회 창립 붐이 외향만 넓혀가기보다 학문적 깊이도 함께 담보해야 할 것이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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