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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자들, “인공지능 ‘감시사회’, 코로나 ‘방역독재’ 경계해야”
헌법학자들, “인공지능 ‘감시사회’, 코로나 ‘방역독재’ 경계해야”
  • 윤정민
  • 승인 2021.10.04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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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헌법학회·한국법제연구원, 지난 1일 '뉴노멀 시대와 헌법의 미래'를 주제로 2021한국헌법학자대회 열어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각론 구체화 필요도 제기
한국헌법학회와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 1일 개최한 ‘2021 한국헌법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헌법학회

헌법학자들이 인공지능 기술 발달, 코로나19 등으로 변화할 뉴노멀 시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헌법학회(회장 임지봉)와 한국법제연구원(원장 김계홍)은 지난 1일 LW컨벤션센터에서 「뉴노멀시대와 헌법의 미래」를 대주제로 ‘2021 한국헌법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헌법 속의 은유’, ‘뉴노멀시대와 새로운 인권’, ‘인공지능의 위험과 규범적 대응’, ‘새로운 취약계층 생존과 안전할 권리’, ‘빅데이터와 전자민주주의’ 등 최신 헌법적 쟁점 35개 소주제를 다뤘다.

행사에 참석한 홍석한 목포대 교수(법학과)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감시사회의 출연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에 대한 인공지능의 위험과 규범적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인공지능은 다양한 데이터 세트를 통해 개인을 포괄적으로 프로파일링한다”라며, “이것은 개인에 대한 상시적인 감시와 추적,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인공지능이 정보 자체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인공지능으로 개개인을 분석하고 타겟팅해 경제적 목적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용도 가능해, 의도와 관계없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나타난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력융합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명원 한양대 법학연구소 연구교수는 ‘뉴노멀시대에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권력융합’이라는 주제에서 권력융합이 행정부의 방역행정 효율을 높이면서도 한편으론 권력 집중과 독재화로 변질된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은 속성상 일단 부여되고 나면 항상 권력 집중과 권력 남용의 위험이 따른다”라며, “국가권력이 특정 집단 또는 특정인에게 집중되는 경우, 독재정치로 이어지고 인권침해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인권 보호 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 등에 관한 불필요한 논쟁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준서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노멀시대 그린뉴딜정책을 위한 공법적 과제’를 주제로 진행한 발표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기술을 확보하고, 화석에너지에 대한 지역적・산업적 의존성을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지역과 개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 시책의 구체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국가전략, 중장이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종전의 에너지기본계획, 에너지 목표관리,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에너지전환 로드맵 등 관련 시책의 이행체계를 세심하게 갖추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권건보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노멀 시대의 정보기본권’라는 발표에서 블로그, 트위터 등 온라인 영역에서의 의사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선전화, 전자메일, SNS 등 각종 디지털 미디어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을 확장하고 표현의 자유 확대에 기여한다“라며, ”그러나, 동시에 국가나 기업 등에 의한 감시, 도청·감청, 위치추적, 메일이나 카톡 압수수색 등 감시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그는 타인의 명예나 프라이버시권 침해에 대한 법적 제한은 필요하지만 신중하게 접근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임지봉 헌법학회장은 ”헌법은 여야 등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은 인권 혹은 기본권, 시대정신, 사회정의, 사회통합, 국민과 삶에 관한 문제다“라고 전제하고, ”지능기술에 의한 감시사회화 가능성 경계, 감염병 방역행정에서의 민주성 준수,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체 산업계의 변화와 사회구성원 노력의 필요성 등 이번 학술행사장에서 다수 연구자의 건강한 목소리들이 많이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임기 내 남은 학술 일정들을 통해서 인권, 행복, 민주주의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화두들을 계속 발굴해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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