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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브랜드가 갖춰야 하는 품격·가치 그리고 유대감
기업 브랜드가 갖춰야 하는 품격·가치 그리고 유대감
  • 유무수
  • 승인 2021.10.0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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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에밀리 헤이워드 지음 | 정수영 옮김 | 알키 | 324쪽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분석해
문제의 본질 명확히 하며 브랜딩 한다

스타트업 전문 브랜딩 회사 ‘레드앤틀러(Red Antler)’를 이끌고 있는 저자는 브랜드가 사업 성장의 동력이며, 기업이 브랜드적 사고를 일찍 도입할수록 빠르게 성공가도에 들어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창업 초기 단계부터 동행한 올버즈는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압도적인 성공”을 이루었다. 올버즈는 친환경소재로 신발을 제작했고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신발이 되었다. 지난 해 올버즈의 매출은 한화로 약 2천538억 원이었다(<한국경제> 2021. 9.1일자 참조), 

저자는 올버즈 외에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 샐러드 식품 브랜드 스위트그린, 온라인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 등의 성공사례를 통해 브랜드 전략의 필요성을 조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브랜드는 이름, 로고, 서체, 슬로건 등 눈에 보이는 부분에 더하여 사람들이 느끼는 부분까지 포괄하는 기업본연의 가치관이다. 브랜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행동할지를 알려주는 등대다. 투명성, 진정성, 더 나은 고객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단순함, 용이함, 의외성, 재미 등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치를 잘 담을 때 그 브랜드를 통한 유대감과 커뮤니티가 조성될 수 있다. 껍데기만 치장하는 조작은 통하지 않는다.

올버즈라는 브랜드 이름도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결정됐다. 올버즈의 한 주요 창업자가 뉴질랜드 출신이다. 그는 신발의 환경파괴적 원료에 깊은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는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은 천연재료인 ‘메리노 울’로 신발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뉴질랜드에 인간이 발을 들이기 전에는 온통 새뿐(all birds)이었죠”라는 표현이 스쳐지나갈 때 ‘올버즈’가 포착되었다. 올버즈라는 이름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명확할 때 사람들이 미치도록 푹 빠질 브랜드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브랜드가 사업에 속속들이 녹아있어야 한다’는 철학에 부합했다.

레드앤틀러가 창업자들에게 가장 먼저 제기하는 질문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 사람들을 도우려 하는가”이다. 첫째,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둘째, 그들의 생활에서 무엇이 부족한가? 셋째, 이 문제에 브랜드는 어떤 해결안을 제시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브랜드 구축작업이 진행된다. 해결이 절실한 문제의 본질을 명백히 정의한 다음에는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지 정해야 한다. 제품의 기능적 편익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며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킬 감성적 울림도 성찰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을 정의할 때 저자는 ‘왜 분석법’을 사용한다. “그게 왜 문제인가?”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면 또 “그게 왜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삶의 유한성을 자각’하는 지점까지 파고든다. 자기인식을 투철하게 하고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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