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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통한 ‘느슨한 연합대학’이 뜬다
협력 통한 ‘느슨한 연합대학’이 뜬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5.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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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간 교류협력의 새로운 흐름

다자간 교류협력을 통한 사립대 경쟁력 강화 방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학마다 구조개혁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사립대간 ‘느슨한 연합대학’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 형식적인 교류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자’ 교류협력 사립대 구조개혁 새 모델?
신촌지역의 ‘YES대’(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는 지난 2003년 12월 교류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이후 학점교류부터 최근엔 기술이전 공동관리까지 교류협력 범위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들 3개 대학은 지난달 26일 서강대에서 한국기술거래소와 공동으로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한 신촌밸리 선포식 및 기술이전 설명회’를 열고 산학협력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3개 대학의 산학협력단은 공동기술 이전 전담조직인 신촌밸리 사무국을 구성해 총 6백50여건의 특허를 포함, 다양한 기술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기술이전 업무를 대학별로 해오던 것을 대학간 협력체제로 처음 구축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기술이전 공동 마케팅, 기술정보 공유, 우수 기술의 공동 사업화, 지적재산권 전문교육 등을 통해 산학협력활동이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촌밸리 출범직후 인 지난달 27일에 이미 서강대 산학협력단 보유기술을 기술료 9억2천8백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3개 대학은 지난 2003년 맺은 협약서에서 “그동안 개별 대학 수준에서 진행되어 온 연구 및 교육적 역량을 상호 보완하고 교류협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대학교육 경쟁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교육?연구, 행정, 경영 등 교류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누리사업을 통한 교류협력 확대 사례도 눈에 띈다. 목원대를 중심으로 우송대, 혜천대학, 우송정보대학의 ‘영상게임 연합대학’이다. 사립대의 특성화 영역을 분리해 독자적인 연합대학을 만들기로 한 것은 전체 대학을 놓고 진행했던 국립대 연합대학 방식과는 다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사립대간 협력 및 구조개혁의 새로운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대학의 뼈대는 목원대의 교육부 누리사업 중형사업인 ‘영상·게임산업 분야의 자립형 지역혁신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올해까지 대학간 연계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학점 공동운영 등을 정비한 뒤 내년부터 2007년까지 연합체제에 따른 공동 교육과정을 인가받고 2008년에 영상?게임 연합대학을 세운다는 것이었다. 연합대학에는 목원대의 영화학부, 디자인학부, 만화·애니메이션 전공과 우송대의 게임 멀티미디어학과, 컴퓨터디자인학부, 컴퓨터학과, 혜천대학의 컴퓨터게임·그래픽 전공, 우송정보대학의 컴퓨터 정보통신계열 등이 참여한다. 연합대학의 이름도 가칭 ‘GM 텍’이라고 붙였다.

그러나 이 방안은 사립대 지배구조하에서 추진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차년도에는 법제도적 연구를 거쳐 올해 7월부터는 각 대학별 제도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오용선 목원대 산학협력단장(정보통신공학부)은 “법제도적 문제, 각 대학의 지분 문제가 심각하게 결부돼 있다”며 “기존 학과 교수 가운데서도 연합대학 소속을 원하는지, 각 대학이 학칙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복잡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오 단장은 “우선 4개 대학 재단 이사장과 총장의 합의가 전제돼야 구체적인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목원대는 연합대학 추진과는 별도로 학교기업을 따로 세워 재학생들이 3년동안 수업을 받고 1년은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인턴십 과정과 연합 공통과정도 추진중이다.

누리사업과 관련, 부산 동서대를 중심으로 전국의 12개 대학이 참여하는 전국문화콘텐츠누리사업교류협의회도 구성해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지역대학 가운데서는 지난 1995년부터 느슨한 형태로 ‘협력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관동대, 경남대, 계명대, 아주대, 한남대 등 8개 사립대학은 교육개방과 대학평가 등에 대비한 ‘정보공유’등을 목적으로 ‘한국지역대학연합’을 구성해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영호남 4개 대학 교류’(동아대, 조선대, 영남대, 원광대)도 적극적으로 추진이 되고 있는 편이다. 동서지역 문화의 이해를 넓힌다는 성격이 강하다.

한편, 지역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서울지역대학과 지방대학간 교류도 늘고 있다.
연세대와 한남대는 지난달 24일 연세대에서 학술교류 협약을 맺었다. 한남대는 서울지역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인데 연세대와의 협력을 통해 학생유치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세대는 대전권에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일부 학과와 학부에서는 복수학위제 실시와 경영대학원 등 특수대학원에서는 공동학위제 실시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에 캠퍼스를 두지 않으면 서울지역 대학들의 지방 진출이 불가능해져 경영대학원 등 특수대학원의 상호협력은 두 대학이 모두 수혜를 볼 수 있는 교류 내용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월 교류협정을 맺은 서울대와 계명대는 학점교류와 함께 도서관 교류협정도 함께 체결했다. 이진우 계명대 총장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으며, 지방대 학생들이 서울에서 교육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수도권 선호 경향을 완화하고 학생유치 및 우수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 위기 타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역대학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울산대는 이미 서울대, 고려대, 중앙대, 국민대, 한국외국어대와 협정을 체결했고, 다른 서울지역 대학과 협정체결을 위해 추진중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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