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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에 ’착붙‘…홍합단백질과 자석으로 약물전달 효과 높인다
식도에 ’착붙‘…홍합단백질과 자석으로 약물전달 효과 높인다
  • 김재호
  • 승인 2021.09.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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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차형준 교수팀, 홍합접착소재 기반의 자기장 감응성 접착 마이크로입자 개발
식도 등 음식물 빠르게 흐르는 통로기관에서 일주일 이상 유지

포스텍(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팀(최현선 석박사통합과정)은 경북대학교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홍합접착단백질에 자기장 감응성을 부여해 접착성 마이크로입자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자기장 감응성이란 외부자기장에 반응하여 자기장 방향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의미한다.

식도는 연동운동을 통해 물과 음식물을 위(胃)로 빠르게 흘려보내는 통로기관이다. 때문에 식도질환이 발생하면 병변 부위의 약물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유체역학적 전단력과 항력에 의해 약물이 조직에서 오랫동안 버티지 못해서다.

1. 전단력: 크기가 같고 방향이 서로 반대되는 힘들이 어떤 물체에 대해서 동시에 서로 작용할 때 그 대상 물체 내에서 면을 따라 평행하게 작용하는 힘. 특히 유체 역학에서는 쏠림현상 또는 층밀리기 변형력이라고도 함.
2. 항력: 물체가 흐르는 유체 안에서 운동하거나 정지해 있을 때 유체에 의해 받는 저항력으로, 유체저항이라고도 함. 
3. 자기공명영상법(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석으로 구성된 장치에서 인체에 고주파를 쏘아 신체 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을 공명시켜 각 조직에서 나오는 신호의 차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여 영상화하는 기법. 

사진=포스텍

차형준 교수팀이 개발한 마이크로입자는 자기장이 가해지는 방향으로 이동을 제어할 수 있으며, 빠른 유속을 가지는 통로기관에서도 약물을 국소적·장기적으로 병변 부위에 전달할 수 있다. 

기존의 자기장 감응성 약물전달 시스템은 목표 부위로 약물을 전달한 후 자기장을 제거하면 유동적인 체내 유체환경에서 사라지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차형준 교수팀은 마이크로입자 내부에 산화철을 담았다. 이 마이크로입자는 빠른 유체가 흐르는 통로기관에서 일차적으로 자기장에 의해 병변 부위에 국소적으로 전달된다. 이후 홍합접착단백질이 갖는 강한 수중 접착력 덕분에 자기장을 제거하고도 병변 부위에 입자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

식도 환경에서 단백질 마이크로입자의 자기장 감응성 및 접착성을 이용한
항암 약물치료 모식도. 이미지=포스텍

연구 결과, 자기장 유무에 따라 전달효율이 5배 이상 차이가 났으며, 자기장을 제거한 후에도 전달 부위에서 일주일 이상 효과를 유지했다. 이는 적은 약물량과 투여 횟수로도 식도질환 환자에게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마이크로입자는 산화철 특성상 자기공명영상법3으로 입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또한 차형준 교수팀은 마이크로입자의 우수한 생체적합성에 더해,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요법 약물인 독소루비신을 내부에 담아 암세포의 사멸율을 약 84%까지 올리는 등 높은 항암 치료 효능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차형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약물전달용 마이크로입자는 식도뿐만 아니라, 장과 같이 빠른 유체의 흐름을 수반하는 장기에 발생한 질병을 치료할 때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앞표지(front cover)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과 우수신진연구사업,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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