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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의 겸직발령제·복수지도교수제
포항공대의 겸직발령제·복수지도교수제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06.0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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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庶子' 설움, 겸직교수와 복수지도로 없앤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대학가에 붐을 이루었던 학제간과정, 이른바 대학원 협동과정은 사실상 학과 간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한 채 운영됐다. 협동과정 운영을 둘러싸고 학과 사이에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협동과정이 ‘庶子’ 정도로 취급돼, 대학원생의 교육과 논문 지도가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공대가 지난 2일 학제 간 생명공학 협동과정인 ‘시스템생명공학부’(I-Bio프로그램)를 개설하면서 실질적인 학제 간 교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첫 번째로 마련한 장치는 실질적인 겸직발령제도(Split Appointment). 교수들이 학제 간 융합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생명공학부와 기존 학과에 이중으로 籍을 걸어두고 활동하도록 했다. 얼핏 현재 실시되고 있는 ‘겸직’제도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모든 활동이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즉, 교수들의 업적평가 및 연봉평가, 강의평가를 시스템생명공학부와 기존 학과 양쪽 모두에서 실시하도록 했다. 예컨대 시스템생명공학부와 생명과학과에 소속된 교수의 연봉평가는 시스템생명공학부 주임교수와 생명과학과 주임교수가 절반씩 나누어 평가받는 방식이다.

학교 측은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그동안 협동과정이 설치된 대학들에서 보였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학들이 교수들의 ‘겸직’활동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단순히 ‘참여’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 게 현실. 학생들의 교육과 논문의 질이 높지 않는 게 당연했다.

이와 함께 포항공대는 복수지도교수제도를 도입했다. 쉽게 말하자면 논문 주심이 두 명이 되는 셈이다. 협동과정의 특성상 두 명 이상의 지도교수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생들의 교육 및 논문지도는 한 명의 지도교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방식이 지속됐고, 이는 학제 간 연구의 걸림돌이 돼왔다. 포항공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두 명의 지도 교수 연구실에서 6개월 이상 연구하고, 논문지도를 받도록 했다.

포항공대는 올 하반기 교수채용부터 학제 간 연구 및 교육이 가능한 ‘겸직교수’를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또 현재 포항공대에 재직 중인 교수들 중에서도 타 학문 분야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추진 시 ‘겸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겸직발령제도와 복수지도교수제도는 아직 불충분한 상태다. 예를 들어 평가에 있어 서로 상반된 평가가 나올 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 포항공대 관계자는 “협동과정이 시작되는 내년 3월 이전에 세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공대가 내년부터 시행할 시스템생명공학부의 주요 교육-연구분야는 △생체복잡계의 모델링 및 해석 △생체 네트워크의 동역학 △나노수준의 바이오 이미징 및 분석 △생체유체역학 △생체재료 등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 생명과학 및 복잡계 생물리학 △생명정보학 △생체재료 및 생체공학 △생체전자학 등의 교과목이 개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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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 2005-07-05 01:42:32
예를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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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대 안에서의 "일본론"강의 및 정치.경제학부 안에서의 "일본 경제론,일본정치론" 및 이론경제학,경제정책론,한국경제론 등의 학제간 강의-연구가 가능합니다.

포항공대는 역시 남다른 곳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