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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강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책 읽기는 늘었다
코로나19가 강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책 읽기는 늘었다
  • 김재호
  • 승인 2021.09.27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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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사회연구소,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 실시  

코로니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디지털 매체 읽기와 사회·경제 변화를 제대로 알기 위한 독서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전후 자주 읽는 책의 분야 역시 소설, 취미, 오락, 여행, 건강과 재태크 분야가 많았다. 특히 종이책은 코로나19 이후 이용 증가(21.8%)가 감소(12.0%)보다 약 10% 포인트 더 많아 독자층이 다소 늘어났다. 

책과사회연구소(대표 백원근)는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6~20일 전국의 10세 이상 국민 3천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10대 이상 국민 10명 중 7명(71.2%)은 코로나19 이후 ‘인터넷정보 읽기’가 증가했다. 다양한 읽기 매체 중에서 인터넷정보, 인터넷신문, 웹툰, 웹진, 웹소설, 전자책 등 디지털 매체 읽기는 크게 늘고, 종이신문과 종이잡지 등 종이 매체는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컸다.

국민의 절반(48.8%)이 코로나19 이후 ‘읽기 시간’ 증가, 종이책 독자도 10%p 증가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우리 국민의 여가 생활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집 밖의 모든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대면 온라인 활동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구매(증가 63.0%, 감소 7.4%), 영상/영화/뉴스/책/신문 등의 매체·콘텐츠 이용(증가 41.6%, 감소 21.9%), 온라인 모임(증가 29.9%, 감소 7.0%)은 증가율이 높았지만, 여행·관광(감소 70.1%, 증가 4.4%), 대면 모임(감소 62.3%, 증가 6.0%), 문화예술 활동(감소 57.5%, 증가 4.1%), 방문 구매(감소 55.6%, 증가 7.8%), 체육·운동(감소 52.2%, 증가 7.5%) 등은 감소한 사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매체·콘텐츠 이용은 10~20대에서 증가하고, 50대 이상 및 블루칼라, 전업주부층에서 감소하여 연령 및 사회 계층에 따른 차이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읽기 관련 활동은 비대면 활동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대면 활동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서점 이용(증가 39.1%, 감소 6.0%), 유튜브의 책 관련 영상 이용(증가 37.2%, 감소 3.2%), 인터넷 독서 정보 이용(증가 34.0%, 감소 3.8%), 오디오북 이용(증가 21.4%, 감소 2.2%), 전자도서관 이용(증가 17.7%, 감소 3.4%), 온라인 책·독서 모임(증가 12.9, 감소 2.6%) 등 비대면 온라인 활동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했지만, 서점 매장 방문(감소 34.3%, 증가 12.2%)이나 공공도서관 이용(감소 28.0%, 증가 15.4%)과 같은 대면 오프라인 활동은 감소율이 훨씬 컸다. 활동별 증가율은 교육 정도, 경제적 여유 정도, 독서 선호도에 비례했다. 

 

‘집콕’ 등 영향으로 디지털 매체 읽기 및 비대면 독서 활동 활성화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에서 독서 생활에 영향을 미친 요인(우선순위로 2순위까지 복수응답)으로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의 증가(45.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외부 활동 제한(44.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21.6%) △도서관 이용 제한(15.7%) △온라인·디지털 이용 활성화(13.4%) △독서의 필요성을 느껴서(11.7%) 등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읽기의 내용과 방식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전염병·건강·의료정보 관련 읽기(증가 69.4%), 온라인·디지털 매체 이용 읽기(증가 64.1%), 사회 변화를 알기 위한 읽기(증가 58.5%), 정부가 발표하는 정보·정책 관련 읽기(증가 56.0%)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모두 60% 전후로 높았고, 읽기 목적별로는 실용, 경제, 오락 순으로 증가 비율이 50% 전후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생존과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실용적 관심이 오락적 목적보다 앞선 것이다. 읽기 관련 시간(증가 48.8%, 감소 8.3%) 및 지출 비용(증가 27.6%, 감소 14.8%)도 증가 비율이 감소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경제적 여유 정도와 독서 선호도에 따라 증감률이 달라지는 ‘읽기 양극화’ 현상이 확인되었다.  

선호하는 도서 분야(15개 분야 중 2순위까지 복수응답)의 비중은 코로나19 전후로 문학 도서가 62.4%에서 45.0%로 17.4% 포인트 줄고, 그 대신 실용서가 74.7%에서 90.1%로 15.4% 포인트 증가했다.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재테크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12.9% 포인트 증가한 것이 이유였다. 교양서의 선호 도서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63.0%, 이후 64.9%로 거의 비슷했다.

 

문학 읽기 선호도는 줄고 재테크 등 실용서 읽기 늘어

또한, 코로나19에 의한 격리 경험자(전체 응답자의 12.3%)의 읽기 관련 활동 증가율이 격리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격리 상태에서 인터넷 기반의 비대면 읽기 활동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인터넷서점 이용 증가율(평균 39.1%)은 격리 경험자(46.3%)가 격리 비경험자(38.1%)보다 8.2% 포인트 더 높았으며, 이외에도 격리 경험자의 이용 증가율이 유튜브의 책 관련 영상 이용에서 7.1% 포인트, 인터넷 독서 정보 이용에서 7.9% 포인트, 오디오북 이용에서 9.9% 포인트가 더 높았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환경에서 독서 선호도가 높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10명 중 2~3명 정도는 독서 활동이 심화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즉 코로나19 상황에서 ‘미뤄두고 읽지 못했던 책을 읽게 되었다’ 30.3%, ‘책 읽는 시간이 늘었다’ 28.1%, ‘책에 집중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아졌다’ 25.4%, ‘분량이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21.7% 순으로 독서 활동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나아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독서는 여러 가지 유익함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서의 5가지 효용성 항목(여가 활용, 우울감 해소, 고립감 저하, 실용적 도움, 새로운 생각과 계획에 도움)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약 4명은 ‘독서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고, 4명은 ‘보통’, 2명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독서의 효용성에 대한 체감도는 독서량이 많을수록 높았다. 이를 100점 만점 환산 점수로 보면, 5개 항목 모두 평균 50점대로 집계되었다(‘여가 시간 활용에 도움’ 54.3점 등). 다만, 독서 선호도가 높은 사람은 효용성 체감이 평균 60점대, 책 읽기를 기피하는 사람은 평균 30점대의 효능감을 느껴 독서의 효용성 체감도에서 2배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이는 책을 읽는 사람이 독서의 긍정적 효과를 훨씬 크게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독서 환경 조성에 필요한 독서 정보 및 독서 활동에 대한 관심 정도를 조사하여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나에게 알맞은 책 추천’(59.8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책과 관련된 언론 기사 및 인터넷 정보(53.7점), 방송 프로그램(51.8점), 도서관·서점 등의 행사 안내(50.4점) 순으로 나타나 책 큐레이션과 대중매체의 독서 정보 제공이 중요함을 확인했다. 

코로나19 격리 경험자의 독서 관련 활동 증가율이 7~10%p 더 높아   
코로나19 상황에서 독서는 “여가 활용, 우울감 해소, 새로운 생각에 도움”

독서 생활화를 위해 “누가 나에게 책을 권할 때 읽을 가능성이 높은가”에 대해 알아본 결과(3순위까지 복수응답) 친구(55.0%), 가족(50.0%), 동료(25.9%) 등 주변 사람의 선호도가 앞섰다. 친분이 있는 사람 이외에 독서 권장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은 권하는 책과 관련된 전문가(29.2%), 서점·도서관(18.6%), 문학인(15.4%), 인기 유튜버(14.8%), 학교·직장(14.6%), 교육자(13.2%), 방송사·방송인(10.8%) 순이었고, 정치인(2.0%)의 비율이 가장 낮아 눈길을 끌었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대면·비대면 공존형 독서 생태계 구축, ▲독서 양극화 해소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독자 개발 추진, ▲국민의 독서 생활화를 위한 독서 시간 확보와 독서 장려 프로그램 활성화, ▲읽기 관심도가 낮은 사람을 위한 효과적인 사회적 독서 권장 방안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사연구를 총괄한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깊어진 독서 양극화 해소가 사회적 과제”라고 짚었다. 독서 선호도가 낮은 사람은 ‘책을 읽고 감동한 적이 있다’는 비율이 32.1%로, 독서 선호도가 높은 사람의 83.6%에 비해 매우 낮다. 또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인생책(가장 좋아하는 책)이 있다’는 비율도 18.3% 정도로, 독서 선호도가 높은 사람의 70.1%보다 훨씬 낮다.

백 대표는 “책 읽기의 즐거움과 감동, 치유, 행복감 등 긍정적 독서 경험의 축적이 독서 생활화의 바탕이 되므로,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책이 읽고 싶어지도록 책 정보를 제공하고, 긍정적 독서 경험을 키워주는 참여형 독서 프로그램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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