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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국적포기 교수에 ‘뭇매’…“자유의지 존중해야”
자녀 국적포기 교수에 ‘뭇매’…“자유의지 존중해야”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5.05.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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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등 ‘퇴진운동’ 벌이기도

자녀가 국적을 포기한 국·공립대 교수의 소속대학이 발표되자, 해당대학의 총학생회 등이 교수 퇴진운동을 벌이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충북대 총학생회는 조 아무개 교수가 자녀의 국적을 포기했다고 밝혀지자, 대학당국에 신원확인을 요구하고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조 교수는 학생들의 비난이 난무하자, 국적 포기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동료 교수인 김 아무개 교수가 자녀 국적포기를 이유로 퇴진운동까지 거론하는 것에 대해 자제를 호소하자 학생들이 반발하는 등 또 한번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교수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아들의 국적 포기 문제는 눈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치 않으며 한 사람의 자유의지와 관련된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교수에게 학교를 그만두라고 하는 주장은 차마 언급하기도 힘든 야만스러운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자녀의 국적을 포기한 전북대 두 명의 교수 중 한 명도 학생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국적포기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측은 “해당 교수 중에서 한 명은 최근 국적포기를 철회했다. 나머지 한 명은 누구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부경대에서는 학생들이 홈페이지에 백씨 성을 가진 교수 10명의 명단을 올리고 ‘색출’ 작업을 벌이자, 백씨 성의 한 교수가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려 해명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백 아무개 교수는 “저의 아이들 둘은 모두 부산 출생의 한국 국적입니다. 참고로 현재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큰 아이는 올 7월에 전방부대에 자원하여 입대 예정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힌 것.

이처럼 학생들의 자녀 국적포기 교수들에 대한 색출, 퇴진운동을 벌이자 해당 대학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해당대학들은 “자녀의 국적포기가 국민적 정서에 부합되지 않고 도의적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행복추구권에 해당된다는 반론도 없지 않은데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상 신분상의 조처를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금까지 밝혀진 국·공립대 교수 외에도 이화여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아주대, 동아대 등 사립대 교수들의 아들이 국적을 포기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조영혜 기자 kimjo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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