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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사람들
간송미술관 사람들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5.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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澗松學派는 아마 현대 한국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학파’일 것이다. 간송미술관 내외에서 활동하는 학자들은 서로 이념과 학문적 방법론을 뚜렷하게 공유한다고 평가받는다.

간송미술관은 초기부터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 한국 고고학을 일군 김원룡, 불교미술사의 기초를 닦은 황수영 선생 등 미술사 1세대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든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간송은 이들과 밤낮없이 예술을 논하며 술추렴을 하나의 코스처럼 거쳐가는 낭만적 풍경을 자주 연출했다. 간송의 두 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장남인 전성우 화백은 서울대 미대 교수를 거쳐 현재 미국에서 화가로 활동중이고, 둘째 아들 전영우 상명대 교수는 간송미술관장으로 최완수 실장과 함께 오늘의 간송미술관을 만든 주역이다.

1960년대 이후 최완수 연구실장 휘하에서 간송미술관은 젊은 학자와 예술가들이 혹독한 시련을 자청해 겪는 ‘사관학교’로 바뀌어 갔다. 정옥자(서울대), 유봉학(한신대), 방병선(고려대), 강관식(한성대), 정병삼(숙명여대), 故 오주석(중앙대) 교수 등이 모두 간송미술관을 거쳐간 역사학자, 미술사학자, 미술평론가들이다. 유봉학 교수는 국사학자로서 영정조 시대에 대한 밀도높은 연구서들을 펴냈으며, 강관식 교수 또한 이곳에서 익힌 한문해독 실력을 통해서 話題 분석 및 조선 후기 사상사와 연관해서 뛰어난 연구성과를 만들어냈다.미술평론가인 故 오주석 씨는 깊이 있으면서도 우아한 글솜씨와 예술에 대한 안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회화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들 간송학파의 대표적 성과로는 ‘우리 문화의 황금기 진경시대’, ‘한국미술의 자생성’, ‘겸재의 한양진경’, ‘한국불상의 원류를 찾아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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