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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쏘아올린 ‘오픈액세스’…논문출판 변화는 ‘글쎄’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오픈액세스’…논문출판 변화는 ‘글쎄’
  • 김재호
  • 승인 2021.09.20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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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오픈액세스 실효성 진단

팬데믹으로 급증한 오픈액세스, 효과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관련 논문들이 오픈액세스로 늘어나는 추세다. 사전인쇄로 공개되는 코로나19 관련 논문들은 53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과학적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사이언스>는 코로나19로 인해 과학·의학저널의 혁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그러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만 논문 검토 기간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 제출 날짜와 게재 시점이 공개된 모든 논문의 20% 정도를 검토한 결과, 2020년 1월 코로나19 관련 논문이 제출되면 평균적으로 약 130일 후 게재됐다. 2020년 7월엔 검토 기간이 약 90일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오픈액세스와 사전인쇄로 인한 결과다.

논문 검토 기간과 과학적 검증이 관건
동료 검토 거쳐도 비과학적 논문 많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과학·의학저널에 게재된 오픈액세스 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의학과 생명과학 위주로 53만 건 이상의 논문이 저널 게재나 사전인쇄됐다. 하지만 그 논문에 대한 원데이터 접근과 과학적 검증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논문 출판의 혁명적 시도를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은 것이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수많은 논문의 일부만 공개되고 접근 가능해 오픈액세스 출판에 따른 변화가 크지 않았다. 

최근 <사이언스>는 「혁명은 없었다: 코로나19로 오픈액세스가 강화됐지만 사전인쇄는 팬데믹으로 공개된 논문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과학연구 자금 지원처와 저널 출판업자들은 팬데믹을 늦출 수 있는 정보 공개가 확산되길 바랐다. 주요 자금 지원처 중 한 곳인 ‘웰컴트러스트’는 기존의 논문 출판 방식을 바꾸자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사전 인쇄로 널리 공유되고 공개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수많은 과학연구 자금 지원처와 미국과학진흥회를 포함한 과학 출판사들이 동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픈액세스와 사전출판이 급증했다. 하지만 지속성과 과학적 검증의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 사진=픽사베이

2019년 만들어진 의학저널 아카이브 '메드아카이브(medRxiv)'엔 월별 2천 개 이상의 논문들이 사전인쇄됐다. 2020년 5월까지 등록된 논문들 중 약 4분의 3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내용이었다. 접속 트래픽에서 요약본 클릭은 7월에만 610만 회로 치솟았다. 2019년 8월의 3만 회에 비하면 급상승한 것이다. 메드아카이브는 1991년부터 기초과학 논문들을 사전인쇄하기 시작한 '아카이브'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2년 후, 논문출판의 혁명은 발생하지 않았다. 의학 논문들이 사전 인쇄로 공개되는 건 급진적으로 늘지 않았다. 서지측정 데이터베이스 전문가에 따르면, 문제는 그 논문의 기초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2020년 동안 발행된 코로나19 관련 논문 7천 개 이상의 메드아카이브 사전인쇄물 중 약 절반의 저자들만이 기초데이터를 기꺼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속하게 공개된 논문들이 과학적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질적인 차원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동료 검토가 이뤄진 논문 역시 문제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전통적 방식으로 게재된 논문, 즉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주장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항말라리아제)의 효용성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검증과 비검증 과학 지식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통 방식에 따라 저널에 제출된 논문들은 수개월 동안 검증을 받기 위해 쌓인다. 그래서 핵심은 동료 검토를 신속히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더 많은 연구자들에게 공유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전인쇄로 인한 논문출판 방식의 변화는 일부 동료 검토를 빠르게 했다. 2020년 1월 코로나19 관련 논문은 제출 후 평균 약 130일 후 게재됐다. 그런데 2020년 7월엔 검토 기간이 약 90일로 줄었다. 논문 제출 날짜와 게재 시점이 제공된 모든 논문의 20% 정도를 검토한 결과다. 

코로나19 관련 논문과 데이터를 모두 무료로 하자는 주장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관련 논문의 77%가 공개됐다. 2020년 5월 85%에 비하면 조금 감소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50%에 비하면 급상승이다. 변화는 비록 점진적이지만, 오픈액세스와 사전인쇄는 학문적 의사소통을 가속화하고 개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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