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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파한다"
"아이들이 아파한다"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5.05.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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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우석훈 서울산업대 겸임교수

▲자신의 책을 가리키며 열심히 미세먼지오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우 교수. ©
우석훈 서울산업대 겸임교수(생태경제학)는 10년째 환경운동에 몸담아 왔다. 2년전부터는 생활인들의 정치모임인 초록정치연대(녹색정치모임 후신)를 꾸려왔다. 지난 2월엔 ‘아픈아이들의 세대’(뿌리와이파리 刊)를 펴냈는데, 이 책을 보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알 수 있다.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만나서 들어봤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위험한가.
국제적인 통계로 볼 때, 10㎍/㎥이 증가하면 조기사망률이 1.5~2%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미국측 통계에 따르면, 사망률이 최대 17% 까지 증가한다고 본다.

△흔히 경유자동차가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무엇이 주범인가. 
경유차가 오염시키는 것도 높지만, 실제 일반인들이 미세먼지를 흡입하는 건 주거지역 재개발 공사장으로부터다. 철거시에 시멘트 가루와 육가(hexavalent chrome)크롬이 뿜어져 나온댜. 육가크롬은 일본에서 아토피의 주범이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오염물질이 우리 주변에서 마구 나오고 있다. 물을 뿌린다고 없어지진 않는다. 

△뉴타운개발 등 서울지역 재개발공사가 엄청나다.  
뉴타운은 원래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대규모 타운을 짓고, 사람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이런 대규모 재개발공사를 한다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주변 시민들이 미세먼지로 앓게 될 병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딱히 공사 때문에 그렇다고 검증할만한 자료도 없는 실정이다. 
대학가 공사도 만만찮다. 가령, 숙명여대는 개교1백주년 기념으로 5개건물을 신축중인데, 가임여성이 미세먼지를 많이 흡입할 경우 저체중 아이를 출산할 위험이 높다.

△소득수준이 좀더 오르면 환경문제를 고려하자는 의견도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환경문제도 해결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단적으로 인도의 뉴델리는 한때 황산화물 오염이 심각하게 제기돼 대법원에서 이를 규제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때 인도 국민소득은 1천달러에도 못미쳤다. 미국은 어떤가. 미국이 부유한만큼 깨끗한 공기를 마신다고 하는데,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뿐 깨끗한 공기는 아니다. 스위스나 덴마크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건, 소득수준 때문이 아니라 농업중심으로 경제시스템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간 대책논의가 활발한가.
공사장에서 어떤 물질이 나오는가 한번도 공식적으로 조사된 바가 없다. 때문에 학자들이나 정책가들끼리 토론해도 이기고 지고가 없다. 아토피 등 주변에서 직접적인 피해사례가 나와도 객관적 자료를 검증할 길이 없어 개인들의 피해만 늘어가고 있다. 

△대책이 뭔가.
공사장 등에서 규제물질에 PM10을 포함시켜야만 한다. 또 선진국과 같이 공사총량제를 실시해, 순차적으로 재개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민감한 어린아이들 문제가 더 심각하다. 교실안에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더 많다. 어떻게든 교육부가 예산을 확보해 각 교실마다 공기청정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서울을 탈출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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