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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기간 SCI 논문 2~3편씩
석사기간 SCI 논문 2~3편씩
  • 최순자 교수
  • 승인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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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


최순자(인하대·화학공학)

2005년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여정으로 일본의 후쿠이대에 다녀왔다. 후쿠이대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다가 3월 말에 정년퇴임하는 노무라 교수의 정년퇴임 기념 ‘고분자 입자 합성’과 관련한 국제 심포지엄이었다. 노무라 교수의 배려로 우리 연구실 11명의 등록비와 만찬비가 면제되고, 논문 발표하는 4명 각자에게 5만엔을 보조받는 등, 편안하게 참여한 심포지엄이었다.

그런데 더욱 기분이 좋았던 점은 포스터를 발표하는 학생들까지도 2~3분간 구두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무엇보다 고분자 입자 합성에 대한 세계 굴지의 학자들에게 우리 학생들을 선보임은 물론 그 중에서 두 명의 학생을 그들의 연구실에 보내달라는 제안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는 점이다. 또한 이 심포지엄에 참가한 10명의 연구실 식구 모두가 그들이 하는 연구가 세계 굴지의 학자들에게 그렇게 관심 있는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느끼게 하여 그들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하는 유익한 기회였다.

▲왼쪽부터 이정민(박사 4학기), 최순자 교수, 김기정(뒷쪽 남학생, 석사 4학기), 김소연(석사 3학기), 김옥형(석사 3학기), 김현(박사 7학기), 송기종(석사 1학기), 박수철(석사 3학기) ©

우리 연구실은 크게 두 가지 주제의 연구를 하고 있는데, 한 분야는 단분산 고분자 입자의 합성이고, 다른 분야는 고분자 블렌드와 복합재료의 물성 연구이다. 전자에는 11명의 연구원(postdoc 1명, 박사 4명, 석사 6명)이, 그리고 후자에는 4명(postdoc 1명, 박사 1명, 석사 1명, 학부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15명의 연구원 중에서 여학생이 6명이니까 꽤 많은 여학생이 있는 셈이다.

그 누가 이공계 기피라 했는가라고 반문할 정도로 우리방의 연구열은 대단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보통 연구실의 불은 새벽 1~2시까지 켜져 있다. 학생들은 보통 자기가 맡은 1~2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리 연구실에 투입된 인원 전원에게 등록금이 지원되며, 박사 학생은 등록금 이외에도 월 50만원의 생활비가 지원된다. 또한 postdoc에게는 SCI 논문 한편에 50만원이, 학생들에게는 10만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미국과 비교할 때 별로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연구실에서 배출되는 학생들은 석사기간동안 SCI 논문을 평균 2~3편정도 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경쟁력을 갖추어 좋은 직장을 찾아가고 있다.

연구실의 수장인 본인의 역할은 어찌 보면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단지 연구원 한명 한명이 그들의 프로젝트에 푹 빠져 연구에 몰두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다. 이 분위기는 연구실 구성원 전체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며, 연구원들은 그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일하게 된 것이다. 물론 연구에만 몰두 할 수 있는 물적 지원이 충분해야 한다.

하지만 일이란 사람이 하는 것이고, 특히 연구는 창의력이 있는 우수인력이 해야 한다. 즉, 생각하는 사람이 연구를 성공으로 이끄는데 중요하다. 우리 연구실의 모토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생각만이 과학기술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데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계적이고 습관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채찍질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후쿠이대 심포지엄에서 학생들이 스카웃 제의를 받고, 학생 자신의 연구 성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분위기를 만든 탓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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