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5:50 (금)
"4년에 책 1백권 읽기"
"4년에 책 1백권 읽기"
  • 현영석 한남대
  • 승인 2005.05.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강의시간


현영석(한남대·경영학)


“대학 졸업생들이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해서 일을 시킬 수가 없어요. 그래서 경력사원을 선호하게 되지요.” 어떻게 교육시켜야 경영학과 졸업생이 기업에서 유용한 인재가 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대덕 벤처기업의 젊은 사장의 내놓은 대답이다.


인재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에서도 경력사원 또는 외국대학 졸업생을 채용하고 있다. 너무나 진부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특히 경영학 교육 품질이 고용주인 소비자의 기대에 형편없이 못 미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학생들은 우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얼마 전에 타임지에 옥스포드 대학생들과 미국 하버드 대학생들의 독서율을 비교한 기사가 난 일이 있었다. 옥스퍼드 대학생들이 더 책을 많이 읽는다고 했는데 한 학기에 적어도 110권 정도는 읽어야 책을 읽는 축에 낀다니 어마어마한 독서량이다“ (유성은 저 ‘시간관리와 자아실현’)
위 두 사례는 대학 경영학교육, 특히 생산, 인사·조직, 마케팅, 회계·재무관리 경영학 각론부문을 통합해 기업에서 동태적인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 해야하는가하는 문제를 주로 다루는 ‘전략경영’의 강의가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들어와서 나의 ‘전략경영’ 강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알게 하는 것보다는 기업에서 실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능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파악해야 하는 데, 오늘날처럼 복잡하고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인 기업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여간 어렵지 않다.

전체흐름을 파악하고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고,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역량이 더욱 요구돼 기업에 관한 많은 독서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전문서적은 물론 정부기관이나 경제연구소의 보고서, 일간지, 주간지등의 경제기사도 될 수 있으면 많이 읽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기업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사례분석 보고서를 작성 발표하도록 하게 해 졸업 후 유사한 상황 아래서 문제탐색 및 해결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교과목 강의를 통하여 반강제로 책을 읽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독서를 촉진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대학교 4년 동안 적어도 기업경영에 관련한 전문서적 1백권 이상을 읽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2002년 6월 초, ‘1백권 독서클럽’(http://www.100booksclub.com)을 만들어 2주마다 한 건씩 책을 읽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제는 이 모임이 65회를 맞고 있으며 처음에는 경영관련 책에서, 이제는 과학, 역사, 문화는 물론 종교 그리고 음악회에 참여하는 문화모임으로 그 지평이 확장되고 있다.


이 독서클럽은 전문가가 선정한 책을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하고 저자 또는 전문가를 초대하여 2주에 한번 씩 만나 이 책에 대해서 토론하는 시간을 갖게 되며 모임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홈페이지에 토론회 내용을 공개한다. 또한 독서모임에 가입할 경우 개인별로 독후감 기록방을 만들어 주어 스스로 책을 읽고 기록하게 하는 사이버독서모임을 병행하고 있다.

소비자를 포함한 환경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신제품 또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전략경영의 요체라면, ‘1백권 독서클럽’이라는 신제품은 나의 전략경영 강의를 통하여 또 이 강의를 위하여 만들어진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