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분야별로 대학교재 실태는 천차만별이다. 학문적 특성과 성숙도에 따라 교재 활용도, 교재의 완숙도가 다르다. 인문학의 경우 대체로 교재 활용도가 낮고, 상경계열의 경우에는 다른 분야에 비래 교재의 완숙도가 높은 편이다. 이공계열은 원서가 선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문학= 교재 활용도가 낮다. 국문학이든 외국문학이든 주로 문학작품을 읽고 비평하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교재를 사용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다만 비평의 시각을 모아놓은 개설서가 교재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문학 분야의 경우에는 비평서마저도 국내 교재보다는 원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역사학= 교재 활용도는 낮은 편이며, 참고문헌을 많이 제시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 세부 전공마다 제시되는 통사가 상호 교감하지 못하는 현실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각기 고립적으로 서술되고 있어 한국사와 세계사와의 연관성이 부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심리학= 주로 번역서들이 많다. 사회심리학과 같은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만 국내 심리학자들이 교재를 출간할 뿐, 그 외 분야에서는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한국적 심리학의 연구결과를 반영하는 교재가 시급하다는 게 학계의 지적이다. 또 심리학에만 머물지 않고 인지과학과의 연결을 부각시키는, 학제적 측면에 대한 강조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문방송학= 마땅한 대학교재가 없는 상태다. 외국 의존도가 높아 외국에서 교재가 출간돼야 우리나라에 번역돼 나오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인터넷 매체를 다루는 인터넷 저널리즘의 경우 적절한 교재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사례는 한국이 가장 많은데 외국사례를 이야기하면 학생들이 코웃음을 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경제학= 다른 전공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교재 완숙도를 보인다. 경제원론이나 미시경제학 등 저학년 교재의 경우 어느 정도 내용이 정형화 돼 있어, 어느 필자가 집필하든 내용의 편차가 심하지 않다. 다만 어느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에 따라 교재가 약간씩 달라진다. 하지만 세부 전공으로 들어가면 다른 전공분야와 마찬가지로 마땅한 교재가 없다. 경제학사의 경우 교재로 추천할 만 한 책이 없어 수업 대부분 원서를 사용하거나 참고문헌이나 부교재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경영학= 한국기업에 천착해 연구하고 이를 교재로 제시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특히 생산운영, 관리 분야에서 교재의 많은 부분이 미국과 일본의 경영사례로 채워져 있으며, 한국의 사례는 미흡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공계열= 대부분의 전공분야에서 원서나 번역교재를 선호한다. 하지만 자연계열, 공학계열 대부분, 원서를 교재로 삼는 것이 학생들의 학업능력, 연구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대학교재 저술 시 판본문제로 사진 및 그림 자료를 다시 만들어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앞으로 번역이나, 원서를 사용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민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