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비평은 지난 3월부터 선보인 타블로이드판 교수신문인 ‘批評’과 아울러 교수신문의 야심찬 기획이다. 대학교육의 근간임에도 사실상 일반 단행본 교양학술서에 밀려 논의의 대상에서 비켜나 있었던 대학교재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의도이다. 각 학문이 갖는 지혜의 핵심을 초심자도 쉽게 이해하게 서술하는 일이야말로 학문적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동의하는 바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우리 학문의 식민성을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게 교수신문의 의도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출판돼 있는 각 분야의 저술교재, 번역서들을 일정한 비평적 기준에 의해 분석하고 평가함으로써 교재의 생산자와 수요자들에게 자극의 계기와 선택의 가이드를 제시하려는 목적이다. 또 해외 수입 원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국내 교재를 발굴해 널리 소개하는 것도 또 하나의 기획 목표다.예컨대 경제원론을 수강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맨큐의 경제학’을 집에 소중히 모셔놓듯이 우리네 대학교재도 그 정도 반열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
□비평대상= 교재 비평의 대상은 각 전공분야의 국내 교재와 번역서다. 구체적으로는 국문학·해외문학·역사학·철학·심리학 등의 인문학, 정치학·사회학·신문방송학·행정학 등의 사회과학, 물리학·화학·생물학·천문학 등의 자연과학, 기계공학·전자공학·화학공학 등의 공학 교재가 비평대상이 될 예정이다. 전공 입문 교재 뿐만 아니라, 세부 전공교재까지 비평대상에 포함된다.
또, 교재비평의 대상은 시기적으로는 최근에 출간된 교재를 대상으로 하되, 스테디셀러의 개정판도 비평 대상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교재추천방식= 전공분야별 교재 비평의 공정성을 위해 교수추천위원단을 구성한다. 세부 전공별 학자들로 이뤄진 각 분과별 추천단이다. 가령 국문학의 경우 시, 소설, 비평, 희곡 분야에서 각각 5명씩 총 20명의 추천단이 구성된다.
▲ © 교수신문
교수신문은 교수추천위원단으로부터 세부 전공별 전공 교재를 추천받고 취합한다. 이렇게 모아진 교재들은 교수신문에서 세부 전문가에게 해당 교재를 보내고 비평을 부탁한다. 비평방식은 그 교재에 대한 일반적인 서평 1부, 그리고 세부 평가항목에서의 점수 매기기의 두 가지로 진행한다.
아울러 교수신문은 해당 교재를 직접 사용하는 학생들의 반응, 교재를 채택하는 대학수, 교재 채택빈도 등을 취재할 계획이다. 또한, 비평 대상 교재에 대해서 할 수 있는 한 최대수의 전문가 의견조사를 실시한다. 그래서 서평과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를 비교해서 각 교재들의 장단점을 지면에 발표할 생각이다.
□비평기준= 교재비평의 기준은 우선 체계성이다. 목차와 각 장별 서술이 교재의 애초의 목적에 맞게 잘 서술됐는지에 초점을 맞춰 비평한다. 그 다음은 사례와 이론의 조화, 즉 적실성이다. 교재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외국사례 중심의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얼마나 한국에 적합한 사례를 통해 연구를 수행하고 이것을 통해 이론을 만들어내는가를 살필 수 있다. 적실성과 함께 서술된 정보와 이런의 정확성도 검토대상이 된다.
그 다음은 가독성이다. 교재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학생들이 이해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노력하는 지 살펴볼 것이다. 이 외에 교수신문은 다양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비평기준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비평회수와 시기= 비평은 앞으로 한달 후부터 1년간 연재할 예정이며, 일단 교재비평이 시작되면 격주로 전공별 우수 교재가 제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