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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소나무 보호에 앞장선 전영우 국민대 교수
인터뷰_ 소나무 보호에 앞장선 전영우 국민대 교수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5.04.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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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국민대 교수(임학)는 소나무 지키기에 나선 ‘솔바람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펴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현암사 刊) 등 소나무에 관한 책만 수권을 펴냈을 정도로 소나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최근 소나무 위기에 대한 진단과 방책에 대해 들어봤다.

△왜 소나무를 보호해야 하나.
1천1백여종의 나무 중 목재로서의 가치는 소나무가 최고다. 고려때부터 궁실과 배를 만드는 목재를 모두 소나무로부터 얻었다. 집을 짓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는 목재의 92%를 수입해서 쓰는데, 외국에만 의존할 순 없는 것이다.
소나무림은 ‘적재적수’라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나라는 화강편마암이 국토전역의 2/3를 차지해, 토양의 깊이가 깊지 못하고, 地力이 없다. 좋은 땅은 이미 농경지로 개발됐고, 한국전쟁이나 일제식민지 수탈을 겪으면서 국토가 많이 파괴됐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나무가 소나무다.

△활엽수림이 자연스레 우점 수종이 되는 곳도 많다. 동해안 지역도 그런데, 굳이 소나무림을 고집하는 이유는.
셍태적 천이로는 소나무림에서 활엽수림으로 이동하는 게 맞다. 그러나 활엽수림은 땅이 척박한 곳에서 오래 못버텨, 종국엔 소나무림으로 환원될 것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자원을 관리하려면 소나무림으로 꾸려야 한다. 또한 땅이 좋은 곳엔 내화수종인 활엽수림으로 가꾸면 된다. 
△산림학자들은 나무를 경제적 가치로만 따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소나무림 조성과 인공조림 역시 그런 비판과 맞물려 있다.
나 자신도 환경?생태주의자이지만, 자연은 인간의 손길이 가야만 한다. 목재와 종이를 사용할거라면, 그만큼 나무를 길러내야 한다.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심각하다. 방지책으로 약제살포와 훈종처리가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약제살포를 반대한다. 다른 동물이나 곤충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제살포 시기를 놓치면 더 많은 자연을 잃는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실험결과에 따르면 약제살포의 오염성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걸로 나왔다. 환경단체와의 합의가 빨리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솔바람 모임’이 소나무 재선충 방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요 법안 내용은? 
우선 지방자치단체의 조사를 촉구한다. 각 지방마다 산림피해 수치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포항이나 청도는 몇 년동안이나 재선충이 번졌는데도 단 한명의 신고자도 없었다. 예찰을 의무조항화 해야 한다. 또한 재선충에 감염된 목재들을 반출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정부에서 산주에게 보상책을 마련해줘 신고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솔바람 모임’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행상황은?
약 2천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인터넷과 거리에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펼쳐, 국회에 청원할 예정이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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