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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고등교육단체 "진단평가는 하위대학 폐교로 내모는 실패한 정책"
6개 고등교육단체 "진단평가는 하위대학 폐교로 내모는 실패한 정책"
  • 박강수
  • 승인 2021.08.18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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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노조, 대학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민교협 등 대학기본역량진단 비판

"대학을 특성화하기보다 획일화해온 실패한 정책"
"지방 소재 어려운 대학부터 재정지원해야"
"평가는 최소화하고 운영비 직접 지원 늘려야"
지난달 15일 고용노동부 앞에서 '전국교수노동조합 출범 20주년 제 3차 설립신고 및 대학혁신 선언 기자회견'을 연 전국교수노동조합의 모습. 사진=전국교수노조
지난달 15일 고용노동부 앞에서 '전국교수노동조합 출범 20주년 제 3차 설립신고 및 대학혁신 선언 기자회견'을 연 전국교수노조의 모습. 사진=전국교수노조

 

교육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의 파장이 커지면서 고등교육 당사자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등 6개 고등교육단체는 진단 결과가 나온 17일 입장문을 내 "교육부의 대학평가 정책은 대학위기 대응에 실패한 정책"이라며 "폐기 수준에서 전면 재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대학평가를 통해 사업비를 지원하고 이를 인센티브 삼아 대학의 체질개선과 특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의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 "과거와 달리 다수 대학이 재정과 운영 위기에 봉착해 있고 가용할 수 있는 정부 재정도 제한적"인데다 "그간의 대학평가는 대학을 특성화하기보다는 동일한 기준에 맞춰 획일화했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가속화 등 장기적인 위기 상황에서는 "인센티브 성격의 지원이 아니라 평가와 관계없이 교육기반이 취약한 지방 소재 대학부터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그간의 대학평가가 "하위대학을 재정지원대학, 학자금대출제한 등으로 낙인찍어 폐교로 내모는 정책"이라며 "대학평가가 정원감축 압박과 폐교를 위한 수단으로 도구화돼 지역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크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방 다수 대학의 경우 이미 미충원에 따른 정원 자연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정원감축 효과를 노린다면, 학생 정원이 비대한 대학들의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방적 폐교보다는 대학의 교육과 연구 기반을 살려 강화해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대학평가와 연계한 사업비 지원만으로는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고등교육단체들의 시선이다. 이들은 "전체 대학이 아닌 평가 상위 대학들에만 사업비를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당면한 대학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대학 운영비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초중고와 마찬가지로 대학 운영비를 정부가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의 적극적 입장변화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노력 등 국회 차원의 입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구조적 모순으로 당면한 대학위기 대응에 실패한

교육부의 대학평가 정책은 폐기수준에서 전면 재고되어야 한다!

 

교육부가 지난 5월20일 재정지원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제한대학을 발표한 데 이어, 8월 17일 3주기 대학평가(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가속화하고 있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현재의 대학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그 동안 추진해 오고 있는 대학평가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고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어 사실상 수명을 다한 대학평가 정책의 전면 재고를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대학 평가를 통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교육부의 정책들은 대학들이 일상적인 운영과 재정의 어려움이 없던 시절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대학의 체질개선, 특성화와 다양화 등을 유인하는 정책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대다수 대학들이 재정과 운영의 위기에 봉착해 있고 가용할 수 있는 정부 재정이 매우 제한적인 현재의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정책수단이다. 또한 그 동안의 대학평가 정책이 대학들을 특성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동일한 기준에 맞춰 획일화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오고 있는 것을 볼 때도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 할 것이다. 도래하고 있는 지금의 장기적 대학위기 상황에서는 인센티브 성격으로서의 재정지원이 아니라, 평가와 관계없이 오히려 교육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는 대학, 지방에 소재한 여건이 어려운 대학들부터 재정지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를 정책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2. 교육부는 대학평가를 대학들의 정원감축을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 역시 결국 실패했다. 지방 다수 대학들의 경우, 정원조정에 따라 학생 감소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 수의 자연감소를 뒤쫓아 후속적으로 정원 수치를 낮추는 형국이라 정원조정의 효과가 무의미해진다. 이는 지방대학들에서 수도권보다 훨씬 많은 정원 감축이 이루어진 데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원감축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미충원에 따라 이미 자연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에 대한 정원감축이 아닌, 학생 정원이 비대한 대학들의 정원을 감축해야 실효성 있는 정원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인위적 정원 감축에 따른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고려되어야 한다.

 

3. 그 동안의 대학평가는 평가 하위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제한, 학자금대출제한 등으로 위기에 처한 대학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고사시켜 폐교로 내모는 방향의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이었다. 정부의 ‘낙인찍기’ 한 번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대학이 입학생 수의 급감과 그로 인한 등록금 수입 감소, 재정운영의 어려움으로 불과 수 년 만에 폐교의 위험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현행 평가정책 하에서는 향후에도 학생 수의 지속적인 감소에 따라 지방의 다수 대학들이 순차적으로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내몰리고 폐교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대학평가가 정원감축 압박과 폐교를 위한 수단으로서 도구화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통계로도 확인되듯이 향후 20~30년 이상 인구감소에 따른 대학의 구조조정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폐교로만 내모는 대학 구조조정은 지역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크므로 지양해야 한다.

대학폐교가 지방대학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대학 폐교정책은 지역균형발전의 틀을 허물고 지역의 공동화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학평가를 통한 일방적 폐교가 아니라 다소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 가급적 대학을 최대한 살리고 교육과 연구의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학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자생력이 약한 대학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인근 대학과의 통합을 유인하고,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 교육을 살려 나가는 정책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폐교로 해고되는 교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유휴 교육시설을 활용함으로써 교육여건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정부도 폐교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4. 대학기본역량진단은 평가결과에 따라 상위 2/3 정도의 대학들에 일반재정지원 형태로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비를 전체 대학이 아닌 평가 상위 대학들에만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당면한 대학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대학 운영비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정부 재정지원은 총 금액이 대학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에 매우 미흡하기도 하지만 대학운영비가 아닌 사업비로의 우회적 지원이기에 대학운영 위기의 궁극적 대책이 될 수 없다. 평가 하위 대학들은 이마저도 지원받을 수 없어 대학운영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10위 경제대국인 만큼 OECD 회원국 평균의 60% 수준에 불과한 열악한 고등교육재정을 OECD 평균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초중고와 마찬가지로 대학 운영비를 정부가 대다수 대학에 학교 규모 등을 고려해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의 적극적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 재정으로 대학 운영비를 지원하는 만큼 당연히 사립대학들에 대한 회계 투명성과 학교 운영의 민주성 확보와 함께 공적 통제에 따라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역시 강구해야 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의 제정 노력과 같은 국회차원의 입법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대학평가는 정부로부터의 재정교부 요건 충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시행되어야 한다.

 

2021년 8월 17일

 

전국교수노동조합/전국대학노동조합/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대학 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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